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했다.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상승폭을 축소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6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3%)보다 상승 폭이 0.3%p(포인트) 줄었다.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든 이유는 최근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던 석유류가 보합(0.0%)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낮아진 영향이다. 실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리터(ℓ)당 평균 1740원에서 1704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석유류는 지난해 12월 전체 물가를 0.24%p 끌어올린데 반해 지난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폭도 둔화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2.6% 상승했는데 전월(+4.1%)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1.9%)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추와 무 등 채소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6.6% 하락한 영향이 크다.
다만 일부 수산물과 축산물, 가공식품 등의 높은 가격 상승률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9% 뛰었다. 지난해 8월(+7.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축산물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지난해 12월(+5.1%)보단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1월을 기준으로는 2022년(+12.1%)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아울러 가공식품 물가도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12월(+2.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라면 가격은 8.2% 뛰면서 2023년 8월(+9.4%)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에는 설 명절에 따라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관계부처의 설 농수산물 대책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물가에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USB메모리나 외장하드 등을 의미하는 저장장치는 22.0% 치솟았다.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주 구입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2% 상승해 전체 물가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식품 가격은 2.8% 상승하며 체감물가 부담을 키웠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4% 상승했다. 신선어개(+6.2%)와 신선과실(+2.0%) 가격은 올랐지만 신선채소(-6.6%) 가격은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올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쓰는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0% 상승했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설 성수품 등 품목별 가격 동향 등을 점검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일부 먹거리 품목 강세가 여전해 서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설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설 민생 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폭설·한파 등 기상 영향에 철저히 대비해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