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1450원대로 올라섰다. 뉴욕 증시 하락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엔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원 오른 1450.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449.9원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454.3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최근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지명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명 직후인 지난 2일엔 환율이 하루 24원 넘게 급등했다가 이튿날 우려가 완화되며 18원 이상 급락하는 등 등락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번 환율 반등은 뉴욕 증시 하락에서 비롯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기술주가 급락했고 나스닥(-1.43%)과 S&P500(-0.84%)도 동반 하락했다.
지정학적 불안도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미군이 아라비아해에서 자국 항모에 접근한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동 긴장감이 고조됐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원자재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지수는 97선 초반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원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엔화 약세도 부담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사실상 엔저를 용인한 듯한 발언한 것이 엔화 매수세를 위축시켰고, 이후로 달러당 엔화값을 꾸준히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1450원을 중심으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확대와 수입업체 저가매수 등 역내 달러 실수요가 대기하고 있다"면서도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상단을 제한할 수 있어 환율은 1450원 초반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