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수장들이 '빈 손'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25% 관세 인상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시간은 남아있다. 정부와 국회의 대처에 따라 자동차 등 우리 수출 주력 산업의 불확실성을 다시 해소할 기회가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미국에서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아직 우리가 협의할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귀국 이후에도 며칠 더 미국에 머물러 있던 여 본부장이 '빈손' 귀국은 아니라는 의미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동차 등의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린다고 적은 이후 미국 정부는 내부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정부의 관보 게재 내용에 25% 관세가 즉시 발효인지, 1개월 또는 2개월 여유를 두고 발효할지 등 결정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미국과 협상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을 포함해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길에 미국의 오해를 불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국회의 대미 투자 특별법 제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 조치를 단행한다고 했는데, 한국 정부는 약속대로 속도감 있게 3500억달러의 미국 투자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태의 진전이 없듯, 오해 불식만으론 부족한 상황이다.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처럼 '속도감'을 보이거나 기존 15% 관세로 돌아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행동이 병행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우리 국회의 입법 속도는 풀려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으며 다음달 9일 이전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남은 과제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 진행 속도다. 대미특별법 제정 이전이라도 사업성 등은 검토 가능하다. 산업부도 관련 부처 등과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프로젝트가 에너지 협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첨단 산업 유치, 제조업 재도약 등의 정책 드라이브로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며 기존 전력망도 노후화 돼 있다.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을 포함한 사업, 전력망 확충 사업도 물망에 오른다.
디지털 무역 규제 등 비관세 장벽 해소도 15% 관세 유지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김 장관이 귀국 후에도 여 본부장이 미국에 남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와 계속 접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