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보다 배당금, 자산시장 '게임의 법칙' 바뀐다...5000피 이끈 '세제 혜택'

세종=박광범 기자
2026.02.08 06:25

[기획]코스피 5000, 자산 패러다임 대전환⑥

국내 장기투자 주요 세제혜택 방안/그래픽=김지영

대한민국 자산시장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아파트가 유일한 '부의 사다리'였던 시대가 저물고 자본시장이 가계 자산을 증식하는 대체재로 자리매김했다.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도 부동산을 강하게 옥죄는 대신 자본시장 선진화와 투자 환경 개선 쪽으로 완전히 선회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을 형성하고 불려 나가는 게 합리적 선택이었다. △안정성 △수익률 △세금 측면에서 부동산 투자가 자본시장에 비해 월등히 유리했다.

예컨대 안정성 측면에서 부동산은 자본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낮다. 2008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KB주택가격지수 변동성은 연율 0.95%다.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성은 19.1%다.

현금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임대인 입장에서 기대 수익률과 같은 전월세 전환율은 2024년 기준 6.0%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2.4%에 불과해 주택을 임대했을 때 수익률이 3.6%p(포인트)나 높았다.

세금 측면에서도 부동산 투자가 유리했다. 부동산 투자에서 주수익원은 '양도 차익'이다. 정부는 그간 실거주자 보호와 주택거래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각종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특례 카드를 써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9일 종료를 선언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대표적이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투자를 불러온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있다.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 차익의 최대 80%를 감면받을 수 있는데 장기투자를 하더라도 아무런 세제 혜택이 없던 주식 투자와 대조된다.

실거래가보다 낮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재산세 등이 부과되는 것도 부동산에 자금을 쏠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시지가를 기초로 상속·증여세 등이 산정되는 경우가 많아 대물림 과정에서의 세금 전략 차원에서 부동산이 주식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은 점차 과거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 자체가 비용이 되는 시대를 예고해서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데도 1주택자라는 이유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는 데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시장에선 정부가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재산·종합부동산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대신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쏠려 있는 돈을 자본시장으로 돌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단 의지가 확고하다. 그 중심에는 상법 개정과 세제라는 당근이 있다.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 세제 정책의 콘셉트는 '주식의 연금화'로 요약된다. 부동산을 장기 보유하면 인센티브를 줬던 것처럼 주식 장기 보유 때도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집값 안정과 증시 활성화, 노후 보장 강화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실제 자산 형성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청약통장 관련 정책이 최근 전무하다시피 한 것과 달리 정부는 개인종합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DC형/IRP) 위주 정책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도입 예정인 '생산적 금융 ISA'가 대표적이다. 주식과 펀드, 국민성장펀드 등에 장기 투자했을 때 국민성장형 기준 최대 40%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9%) 혜택이 부여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마찬가지다.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최고세율 45%)에서 분리해 저율과세하는 것으로 △2000만원 이하 14%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배당에 대한 정부 인식이 불로소득에서 자산형성 수단으로 바뀌는 것으로, 부동산 중심의 자산 형성 관성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고액 자산가들에게 부동산 월세 수익보다 주식 배당금이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어서다.

정부가 환율 안정 대책으로 내놓은 'RIA(국내주식복귀계좌)'도 궤를 같이한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서 1년 이상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한도 5000만원)을 복귀 시기에 따라 비과세한다.

정부는 주식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상법도 개정하고 있다. 상법 개정은 소수주주 보호와 이사회 책임을 강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유도하는 방향이 핵심이다.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의 내용도 추진되는 사항이다. 다만 상법 개정은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져 오히려 투자 결정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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