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붙잡는 힘 결국 일자리"…농촌 정착 해법은 '경제활동'

"청년 붙잡는 힘 결국 일자리"…농촌 정착 해법은 '경제활동'

세종=정혁수 기자
2026.08.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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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청년 관계인구의 농촌지역 진입 및 정착 확대를 위한 경제활동 지원방안 연구'

충남 예산에서 콩,보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가창진씨는 정부로부터 최연소 유기농 인증을 부여받은 농사꾼이다. 아직 '초보 농사꾼'이지만 그는 지역 청년들과 함께 친환경농업을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꿈구고 있다./사진=농식품부
충남 예산에서 콩,보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가창진씨는 정부로부터 최연소 유기농 인증을 부여받은 농사꾼이다. 아직 '초보 농사꾼'이지만 그는 지역 청년들과 함께 친환경농업을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꿈구고 있다./사진=농식품부

농촌에서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경제활동 기반'이 마련돼야 청년 유입이 실제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청년 관계인구의 농촌지역 진입 및 정착 확대를 위한 경제활동 지원방안 연구'를 통해 청년의 농촌 정착을 확대하려면 단순 체험이나 일회성 이주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창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농촌에 관심이나 활동 의향을 가진 저·중관여 청년 250명과 농촌에서 활동 중인 고관여 청년 200명 등 총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현장 인터뷰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농촌에 진입한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주거 마련 어려움 △비즈니스 코칭 자원 부족 △초기 지역사회의 배타적 시선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특히 안정적인 생계 기반이 없으면 농촌 진입을 포기하거나 이미 활동 중인 청년도 소득 불안으로 다시 도시로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관여 청년의 93%가 '앞으로도 농촌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농촌에서 찾은 경제적 기회'가 61.3%로 가장 높았다. 청년 정착의 핵심이 단순한 '농촌 경험'보다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일과 소득 기회에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전국 각지의 기초지방정부에서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을 통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과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농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전북 진안군
최근 전국 각지의 기초지방정부에서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을 통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과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농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전북 진안군

현행 정부의 청년정책의 한계도 지적됐다. 부처별 사업이 분절적으로 운영되는 데다 농식품부 지원 역시 농식품 분야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어 농촌 청년 상당수가 종사하는 비농업 분야의 창업·경제활동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와 같은 체험·관계형성 프로그램도 청년 유입 효과가 있지만 사업종료 이후 일자리와 창업, 정착 지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청년을 처음부터 '이주·정착 대상'으로 보기보다 농촌과 맺는 관계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중관여 청년에게는 '로컬 에디터', 도농 연결 아카데미, 청년 레지던시, '4도3촌' 등 다지역살이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의 단기 일거리를 연결하는 '공익형 긱워크(Social Gig Work)' 등을 통해 농촌과 관계를 넓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이미 농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에게는 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가 간 경험을 공유하는 '피어 러닝(Peer Learning)', 밀착형 사업 코칭을 제공하는 '페이서(Pacer)' 제도, 유휴공간을 활용한 파일럿 스토어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돌봄과 지역관리 등 농촌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청년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연결하는 공익형 일자리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전경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전경

농촌을 떠난 청년도 단순한 '이탈자'가 아닌 잠재적 관계인구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계인구 데이터베이스(DB)와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해 농촌 경험이 있는 청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개인별 관심에 맞는 지역 정보와 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인혜 KREI 부연구위원은 "청년이 농촌을 새로운 삶의 장소로 선택하려면 단순 체험이나 일회성 이주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비농업 분야를 포함해 관심 단계부터 지역 정착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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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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