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2년 연속 2조원대 '역대 최대'…"설 전에 청산받으세요"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2.14 10:30
우리나라 연도별 임금체불액 현황/그래픽=이지혜

지난해 임금체불 금액이 2년 연속 2조원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 노력에도 경제규모의 확대와 업황 둔화, '공짜 노동'을 당연시하는 사회문화 등의 문제가 임금체불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날 임금체불액은 2조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2024년 2조448억원으로 처음 2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2년 연속이다. 체불 피해 노동자 수는 전년 대비 7.4% 감소한 26만2304명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시정지시를 통해 지난해 체불금액 중 90.2%인 1조8644억원에 대해서는 청산이 이뤄졌다. 임금청산을 받은 노동자는 피해 노동자의 98%인 25만7282명이다.

업종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에서 체불액이 6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다. 일부 제조업에서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체불액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의 경우 지난해 체불액은 4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감소했다. 건설업에서 임금 구분지급제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 간 추이를 보면 체불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2021년 1조3505억원이던 체불액은 2024년 2조448억원으로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체불 피해 근로자 역시 이 기간 24만7000명에서 28만3000명으로 늘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체불 금액은 높은 편이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임금체불액은 907억원(98억엔), 미국은 2980억원(2억267만달러)으로 한국의 각각 22분의 1, 7분의 1 수준이다. 일본과 미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열린 임금체불 근절 한국노총 전국 캠페인 선포식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9.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체불액 규모도 커진 영향이 있지만 상습·악의적 체불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휴일·야간 근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퇴직금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초과 근무에도 보상을 하지 않는 '공짜 노동'을 당연시 하는 문화가 체불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노동분야 근로감독 물량을 지난해 2만8000개소에서 올해 4만개소로 대폭 늘려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등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습·악의적 체불에 대한 기획감독도 강화할 예정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체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집중 청산기간도 운영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로부터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의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다음달 6일까지 '체불근로자 생계비 융자'를 신청하는 노동자에게 금리를 한시적으로 0.5%포인트(p) 인하한다. 이자율은 연 1%다.

체불임금 청산 의지는 있으나 경영악화 등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업주에게는 오는 27일까지 사업주 융자 금리를 한시적으로 1%p 인하할 예정이다.

체불 근로자들이 대지급금을 신속히 지급받을 수 있도록 간이대지급금 지급 처리 기간도 다음달 6일까지 한시적으로 기존 14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공단은 지난해 6845억원의 대지급금을 지급해 노동자 11만5000여명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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