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분쟁·유류분]

#A씨는 2024년 8월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배우자도 먼저 사망해 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 됐다. 네 명의 자녀들은 아버지 A씨가 살던 단독주택, 사망사고로 발생한 배상금, 장례식 부의금 배분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세 자녀는 아버지 생전에 간호와 병원 왕래를 맡았던 반면 큰 아들은 별다른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특히 큰 아들이 부친이 살던 상속주택을 사실상 독점했고 다른 형제의 출입도 제한했다. 사망사고 배상금과 부의금 일부도 공평하게 나누지 않았다는 동생들의 불만도 컸다. 명절에 모인 이들은 다시 상속문제로 논쟁이 커졌고 결국 상속재산 분할분쟁으로 이어졌다.
상속은 더 이상 부자들의 영역이 아니다. 아파트 값이 수십억원 이르는 상황에서 아파트 한 채를 가진 평범한 중산층에게도 자녀간 상속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모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 슬픔을 채 추스릴 시간도 없이 당장 남겨진 부동산, 금융자산 등의 대한 자녀간 배분 혹은 상속세 납부 가능 여부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상속재산 배분을 놓고 가족 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부모 자식 간, 자식 간, 여러 이해당사자들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 사건은 법적으로 상속인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가정법원이 상속재산을 어떻게 분할할지 결정하는 비송(비소송) 사건이다. 가족 간 협의가 어려운 경우 법원이 개입하는 절차를 말한다.
2024년 9월 발간된 '2024 사법연감'(2023년 통계 기준)에 따르면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처분(가사 비송) 접수 건수는 2022년 기준 2776건으로, 2014년(771건)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8년 새 약 3.6배 폭증해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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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상속재산 분할 다툼과 함께 유류분 청구 소송도 늘어나고 있다.
유류분은 법정 상속인이 최소한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의 일정 부분을 의미한다. 즉 피상속인이 생전에 유언을 통해 특정 상속인에게 모든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다른 법정 상속인들도 최소한의 상속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과거 장손에게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등의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상속에서 전적으로 소외된 가족들의 생존권 보호와 가족간의 연대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생전증여나 유증(유언으로 증여하는 것)을 했더라도 직계비속, 배우자 등 다른 법정 상속인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을 보장하고 있다. 피상속인이 특정 상속인 또는 제3자에게 전 재산을 넘기기로 했다고 해도 유류분을 침해당한 나머지 상속인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유류분반환청구에서 특정 상속인에 대한 생전증여는 증여 시기의 제한 없이 고려되기에 언제부터 받은 돈을 문제 삼을 지 등 유류분 청구 관련 해석의 여지가 많아 복잡하다. 상속분쟁의 상당 부분이 유류분에 관한 다툼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상속재산 분할 외에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도 2010년 590건이었던 것이 2022년 기준 1872건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상속은 누군가의 죽음을 전제로 하기에 불편한 주제다. 그러나 과거보다 가족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개인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법정상속분 내지 유류분에 대한 분쟁도 많아지고 있다. 상속 관련 분쟁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여러 대법원 판례가 늘어나는 등 새로운 법리가 형성되고 있지만 분쟁을 원치 않는다면 미리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황에 따라 절세를 위해 증여가 유리한 지 상속이 유리한 지도 따져봐야 한다. 민감한 주제다 보니 선뜻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지만 분쟁을 피하려면 불가피하다. 지속적으로 증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녀들의 법정상속분이 균등하고 유류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편파적인 증여나 상속으로 분쟁까지 이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나아가 적법하고 유효한 유언을 하는 것도 후에 남은 배우자, 자녀간의 분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