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스 자원안보 위기 '관심' 발령…"수급 문제 없지만 불법 근절"

세종=조규희 기자
2026.03.05 17:22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전국 평균 가격이 나란히 리터(L)당 1800원을 돌파했다. 휘발유는 닷새 만에 126원이 올랐고, 경유는 210원 급등했다. 2026.3.5/사진=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의 '관심'단계를 발령했다. 중동 사태로 인해 국제 석유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향후 원유도입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산업통상부는 5일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에너지, 공급망 및 무역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오후 3시부로 원유·가스에 대해 '관심' 단계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4단계로 운용되며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관심 발령 기준은 △석유 수송경로 불안정성 증가로 운송차질 우려 △국제 석유시장의 변동성 증가 △향후 원유도입 차질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주요 산유국 및 OPEC의 정세불안 등이다.

산업부는 최근 상황으로 인한 중동 주요 산유국과 가스생산국 정세불안 지속되고 주요 수송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운송 차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사태 발생 이후 10% 이상 유가 상승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호르무즈 통항 방해로 인한 원유도입 차질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경보 단계가 높아지면 정부는 시장게 강력하게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해외개발 핵심자원의 반입명령, 비축자원의 방출 및 사용, 핵심자원 판매가격 상한제 등이다.

자원안보법이 최상위 법적 근거로 통합적인 체계를 제공한다면 구체적인 실행은 에너지원별 법령에 기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지시한 석유류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에 따른 공급 우선순위 결정은 '도시가스사업법'에 근거가 있다.

정부는 중동사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자원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법정 비축의무량 이상 수준의 비축 물량과 도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단기적인 수급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은 요동친다. 지난 3일 기준 국제유가가 전일 대비 4.7% 상승하면서 국내 유가도 불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은 전일에 비해 휘발유 판매가격이 54원, 경유 판매가격은 94원이 오르면서 전례없이 빠르고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산업부가 이날 '석유 수급 및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정유·주유소 업계와 석유가격 상황을 점검한 이유다. 또한 관계부처와 불법 석유유통과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대응 협력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불법 석유유통, 정 거래행위를 집중 점검 단속할 예정"이라며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집중 운영해 가짜석유 판매, 매점매석 등 불법석유 유통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석유 유통시장을 면밀히 관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6일부터는 산업부 산하 석유관리원이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에 대한 강력한 특별기획검사를 실시한다.

한편 산업부는 상황 급변에 따라 '주의' 단계 격상의 경우를 대비해 해외 생산분 도입과 국제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등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와 수급 위기 심화 시 즉시 방출이 가능하도록 비축유 이송, 업계별 배정 기준 및 방출 시기 등을 포함한 세부 방출계획 마련 등을 미리 준비할 예정이다.

가스의 경우 카타르산 LNG 도입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공급이 가능한 포트폴리오 기업을 활용한 현물구매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향후 자가소비용 직수입사의 잉여 물량을 국내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아울러 필요시 가스공사가 지분 참여한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추가 물량도 국내 우선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며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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