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기 전까지 무증상"...흡연하는 남성 노리는 '뱃속 시한폭탄'

"터지기 전까지 무증상"...흡연하는 남성 노리는 '뱃속 시한폭탄'

홍효진 기자
2026.07.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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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in리포트]
복부대동맥류 환자 1만명대
10년새 2배 증가…파열 전까지 대개 무증상
65세 이상 남성 흡연자, 대표적 '고위험군'

국내 복부대동맥류 환자 수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복부대동맥류 환자 수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서울에 사는 60대 이모씨는 두 달 전부터 아랫배에서 작은 혹이 느껴졌다.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혹의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것 같았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복부대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이씨의 복부대동맥 직경은 약 5㎝로 정상(약 2~2.5㎝)보다 크게 부풀어 있는 상태였다. 이씨는 "두 달 전만 해도 혹 크기가 작고 아프지도 않아 가볍게 생각했다"며 "지금은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5년 6892명에서 지난해 1만5650명으로 약 2.3배 늘었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60세 이상 남성 환자 수 비중은 약 83%(1만2967명)로 전체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를 지나는 대동맥의 벽이 얇고 약해져 정상 직경(2~2.5㎝)의 1.5배 이상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복부의 대동맥은 혈액을 배와 골반, 다리 등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보통 대동맥 직경이 3㎝ 이상 커지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하며,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해 혈관이 파열되면 대량 출혈과 함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파열 시 사망률은 8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파열 전까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단 점이다. 이에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복부대동맥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서서히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둔한 양상을 보여 자각이 쉽지 않아서다. 복부에서 박동감이 느껴지는 혹이나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심해지면 복부 팽만감·오심·구토·복통·요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은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복부대동맥류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6배, 흡연자가 비흡연자 대비 약 7배 발병 위험이 높다.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기저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복부대동맥 지름이 5㎝ 이상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대동맥이 부푸는 속도도 중요하다. 지름이 5㎝ 미만이어도 6개월 내 0.5㎝, 1년 내 1㎝ 이상 급격히 커지면 파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수술이 무조건적 선택지는 아니다. 대동맥류가 파열됐다면 반드시 수술을 시행해야 하지만, 이 경우가 아니라면 혈관의 크기와 커지는 속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 비교적 부푼 혈관의 크기가 작고 파열 위험이 낮다면 금연·혈압 관리 등 위험 인자를 조절하며 추이를 지켜보기도 한다.

복부대동맥류 치료는 시술·수술 후 관리가 핵심이다. 장기적 관리가 없다면 재발하거나 다른 혈관 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흡연은 혈관 벽을 약하게 만들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생활 습관은 복부대동맥류 진행과 재발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금연을 비롯해 혈압·콜레스테롤 관리와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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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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