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회사 측이 투자한 미국 차세대 SMR(소형모듈원전)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상업용 첨단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승인받았다고 5일 밝혔다. NRC가 신규 상업용 원전건설을 허가한 것은 10년 만이고 SMR와 같은 첨단원전의 건설을 승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승인으로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에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 건설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한다. 테라파워는 SK·한국수력원자력과 동맹을 바탕으로 SMR 시장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SK㈜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공동투자하며 2대주주 지위를 획득했다. 지난 1월에는 이 투자지분 중 일부를 한수원에 매각했다. '테라파워-SK-한수원'으로 이어지는 3각 동맹이 구축된 것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NRC의 건설승인은 테라파워가 보유한 차세대 SMR 기술의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규제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상업화 일정과 글로벌 사업확대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차세대 SMR 선두기업이다. 액체나트륨 냉각기술을 활용해 기존 원전에 비해 발전효율과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끓는점이 880도에 달하는 액체나트륨 냉각재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발전출력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사용후핵연료 발생량도 기존 대비 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테라파워의 SMR 기술,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소재분야 경쟁력, 한수원의 세계 최고수준 원전 건설·운영 노하우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기대된다. 국내외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SMR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
특히 SK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SMR 등을 활용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 2026'에서 AI산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변수로 '에너지 확보'를 거론하며 "SK는 AI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최고경영자)는 "오늘은 미국 원자력산업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며 "테라파워는 이달 내 상업용 SMR 플랜트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사업단장은 "미국에서 최초로 4세대 SMR 건설이 승인된 것은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 건설과 글로벌 SMR 공급망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