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조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주민 참여 확대와 재원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0일 발간한 '햇빛소득 국내외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외 사례를 토대로 햇빛소득 모델의 구조와 한계를 분석했다.
국정과제인 햇빛소득마을은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달 초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상반기 중 공모에 나서 올해 500곳, 2030년까지 2500개 마을을 조성한다.
보고서는 햇빛소득 모델이 추진 주체와 재원 구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대표 사례인 전남 신안군 '햇빛연금'은 태양광 수익의 30%를 주민에게 정기 배당하는 이익공유형 모델이다.
2021년 첫 지급 이후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분기마다 1인당 10만~68만 원을 받고 있다. 주민은 협동조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발전사업자는 채권 발행 등으로 구조를 지원한다. 신안군은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한 '바람연금' 도입도 추진 중이다.
주민 주도형 사례로는 경기 여주시 구양리 '햇빛두레 발전소'가 꼽힌다. 주민 협동조합이 지분 100%를 보유한 모델로 월평균 약 110㎿h를 생산해 약 1000만 원의 수익을 낸다. 수익은 마을 차량 운영과 식당, 공원 조성 등 공동체에 활용된다.
지자체 지원형으로는 경기도 '에너지 기회소득 마을'이 대표적이다. RE100 정책을 기반으로 총사업비의 80%를 지방정부가 지원해 초기 부담을 낮췄다. 경기 포천시 마치미마을은 33세대가 참여한 495㎾급 태양광으로 가구당 550만 원을 투자해 월평균 약 20만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모델이 운영된다. 영국 웨스트밀 태양광 협동조합은 주민 약 1600명이 참여해 순이익의 80%를 배당하고 20%는 지역기금으로 환원한다. 미국 모나드녹 커뮤니티 태양광은 넷미터링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구조다. 일본 시민에너지치바는 영농형 태양광 수익을 농업과 지역기금으로 나누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 확산을 위해선 주민을 단순 수용자가 아닌 참여 주체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책금융과 보조금, 공공 선투자를 결합한 재원 구조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계통 접속 제한과 입지 규제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역별 계통 수용여유량 전망에서도 확인되듯 송·배전망 확충과 계통 관리 방식 개선 없이는 농촌 재생에너지 확대가 근본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년호 부연구위원은 "햇빛소득 정책은 주민 참여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핵심"이라며 "농지 활용 사업은 식량안보와 농업 지속성을 고려해 수확량 유지 기준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