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조직에는 오래된 습관이 쌓인다. 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 하지만, 익숙한 것을 내려놓는 일은 쉽지 않다. 쌓인 것들을 덜어내겠다는 대단한 각오와 결심이 필요하다. 농업 현장을 바꾸고 농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 그렇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의 '3가지 약속'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승돈 청장은 16일 전북 전주 본청 종합연찬관에서 농촌지도직, 농업연구직, 일반 농업직 등 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생산적 일 버리기' 3대 공약 선서식을 갖고 조직내 불필요한 관행 폐기와 비효율 절차 개선을 약속했다.
이 청장을 비롯해 김상경 차장, 김병석 국립식량과학원장,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 이상호 기획조정관 등 본청과 소속 4개기관 간부 20여명이 직원들 앞에서 솔선수범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된 3대 공약은 △비생산적 업무 과감히 버리기 △회의 시간 엄수 및 보고 체계 간소화 △행사 의전 최소화 등으로 구성됐다. 평직원 보다는 간부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것들로 그동안 조직 내부에서 당연하게 여겨 온 관행과 형식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올 들어 첫 직원조회여서 참석자 모두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단상에 오른 간부들의 다짐을 지켜보면서 점차 표정이 밝아졌다.
회의가 끝나면 또 다른 회의가 끝없이 이어지고, 상사에게 보고를 마치면 수정 지시에 온 시간을 쏟아야 했던 일상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핵심만 담은 간결한 보고,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 예정된 시간에 끝나는 새로운 회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으로 격식보다 실질을, 형식보다 내용에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도 생겼다.
김승호 농촌지원정책과 농촌지도사는 "모든 변화는 언제나 '약속'이라는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며 "행복한 농촌과 농업 혁신을 위해 우리 스스로 '봄의 씨앗'을 심은 만큼 적극적인 실천으로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했다.
이 청장과 간부들은 이번 선언을 단순 이벤트로 그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앞으로 과잉 의전과 형식적 회의 등으로 발생하는 행정 낭비 요인을 체계적으로 줄이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연계한 업무 혁신을 통해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해 오던 일들이 지금도 필요한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한편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생산적인 업무와 관행을 과감히 줄여 가겠다"며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속도감 있는 국민 체감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