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전문가들이 한국은행의 '4월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 통화당국이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환율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5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모두 오는 10일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동결된다면 7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낮추며 인하 사이클에 들어갔다. 이후 지금까지 총 4차례(100bp=1%p) 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2월과 5월에 금리를 내렸고, 이후 7·8·10·11월에 동결했다. 올해 1·2월 금통위까지 6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전문가 다수는 이번 금통위도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연말 기준금리 역시 현 수준(2.5%)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과 같은 공급측 인플레이션 요인은 기준금리 인상·인하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명확한 대응이 쉽지 않다"며 "당분간 관망 대응이 최선이며 사실상 현 금리 수준이 통화당국이 추정한 중립금리에 근접한다는 인식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원유승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까지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유보적 스탠스가 제시될 것"이라며 "서비스 물가 등 내수 기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고유가는 물가뿐 아니라 성장에도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경 필요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만장일치 동결 후 상황을 지켜보는 대응이 예상된다"며 "원/달러 환율 1500원대는 부담 요인이지만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유가 상방 리스크와 경기 하방 우려가 동시에 존재해 연말까지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환율·고물가 상황 때문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는 동결을 예상하지만 한 명의 인상 소수 의견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가 흐름에 따라 한은이 연내 한 두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단 의견도 나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과 물가 상방 압력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오는 7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2.75%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도 "2분기까지 동결 후 3분기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한다"며 "물가상승률은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5~8월 3% 내외까지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지속, 풍부한 금융시장 유동성과 원화 약세 등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추이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경우 3, 4분기 두 차례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말 3%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