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해외 은닉 재산 '끝까지 쫓는다'...국세청, 작년 하반기 339억 환수

세종=오세중 기자
2026.04.27 12:00
한창목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이 27일 세금을 체납 후 자산을 해외 은닉한 체납자에 대한 환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국세청이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에 자산을 숨겨놓은 체납자에게 지난해 하반기에만 약 340억원을 환수했다.

국세청은 27일 지난해 7월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이후 최근 9개월 간 3개국 과세당국과 징수공조를 통해 5건, 총 339억원에 달하는 체납세금을 환수했고 이 중 3건은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최근의 징수실적은 2015년 이후 이진 총 징수공조 실적(18개국, 총 24건, 372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특정 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을 포착해 해외 과세당국에 정보교환이나 압류를 요청하는 등 국제공조 절차가 진행 중인 건도 수십 건에 달해 향후 수백억원 규모의 체납세금이 추가 환수될 수 있을 것으로 국세청은 내다봤다.

이는 최근 국세청이 역점 추진 중인 국제공조를 통한 해외 은닉재산 환수가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세청은 국내에서 이익을 취하면서도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세금을 체납하는 행위가 성실납세자에게 상실감을 안겨줄 뿐 아니라 국가 재정의 근간을 흔들고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칙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국세청은 새정부 들어 조세정의 실현과 국가재원 확보를 위해 해외 은닉재산에 대한 강력한 추적과 환수를 핵심 과제로 삼아 가용한 세정역량을 총동원해 납세의무를 외면하는 악의적 체납자에 엄정히 대응해 오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해외재산을 추적․환수하기 위해서는 해외 과세당국과의 세정협력, 즉 과세정보 교환과 체납세금 징수공조가 필수적이다. 이런 다양한 방법을 함께 연계·활용 해외재산 항목과 소재지를 특정하고 해당 재산의 강제징수를 해외 과세당국에 위탁하는 절차를 거친다.

우선 해외재산 파악을 위한 공적인 수단으로 광범위한 과세정보 교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일례로 해외 금융정보의 경우 매년 119개 국가와 금융정보 자동교환을 시행하면서 확보한 대량자료를 통해 해당 체납자와 금융자산을 식별한다.

163개 국가와는 개별 이슈에 관해 상대국의 요청에 의한 정보교환을 하고 있다. 해외부동산 보유 정보의 경우 다수 체납자를 한데 묶어(grouping) 부동산 보유가 의심되는 국가에 일괄 요청해 수집하고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 정보교환 국가 수와 교환대상 재산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은닉재산 파악이 한층 정교해질 전망이다.

가상자산의 경우 56개국이 암호화자산 정보교환협정에 서명해 2027년부터 매년 해외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제공받게 된다. 해외부동산은 2030년부터 매년 보유 및 거래현황을 상호 교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재가 파악된 해외재산에 대해서는 소재지국 과세당국과의 징수공조를 통해 환수절차를 밟는다. 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을 밝혀내더라도 우리나라의 강제징수권이 해외에까지 미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외국 과세당국이 우리 국세청 대신 체납자의 해외 현지재산을 압류·추심 등 강제집행하고 징수해 주도록 요청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런 국가 간 협력행위가 징수공조이다.

특히 징수공조 내용을 구체화하고 신속한 집행을 담보하기 위해 최근 인도네시아, 호주 등과 과세당국 간 실무협정(MOU)을 체결했다. 현재 다수 국가와 MOU 체결을 위한 협의 또는 서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MOU 체결이 늘어날수록 징수공조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징수공조 유형은 체납자 신분, 체납금액 및 환수방법 등에서 매우 다양한데 체납자는 내국인과 외국인, 거주자와 비거주자인지를 가리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재산과 사업체를 정리하고 해외로 활동지를 옮긴 내국인 △주로 해외에 거주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일회성 세금을 떼먹는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소득원이 없어지면 출국하는 외국인 운동선수나 사업가 등이 있다.

한창목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앞으로 체납자가 전 세계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도록 철저한 국제공조 체제를 구축해 소중한 국고를 수호하고 공정한 세정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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