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뛰는데 채솟값은 급락…양파 42%↓·배추 25%↓

세종=이수현 기자
2026.05.03 15:53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2026.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양파·배추 등 주요 채솟값은 오히려 하락세다. 지난 겨울 기상 여건 개선과 병해충 감소로 작황이 좋아지면서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농가 수익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주요 채소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올겨울 이례적으로 온화한 기온과 양호한 생육 여건 속에 작황이 개선되며 출하량이 증가했다.

최근 농산물 가격은 소비자물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2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중동 사태 여파로 전년 대비 2.2% 올랐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0.6% 하락했다. 특히 신선채소와 신선과일은 각각 13.6%, 6.4% 떨어지며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충했다.

양파는 가격 하락을 주도하는 대표 품목이다. 양파(상품·1kg) 소매가격은 1839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1.99%, 평년보다 25.58% 하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파는 올해 생산 단수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생양파는 저장성이 떨어져 수확 직후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고, 이 같은 특성으로 가격이 빠르게 떨어진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조생양파를 중심으로 시장 격리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전남 무안 등 주산지에서 약 184㏊(헥타르) 규모의 출하 정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장 가능한 물량은 순차 출하해 공급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입 양파의 가락시장 출하도 일시 중단됐다. 중국산 수입 양파의 가락시장 출하는 9월쯤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신선채소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배추는 지난달 30일 기준 한 포기당 3797원으로 지난해보다 25.46%, 평년 대비 23% 하락했다. 작년 여름 7000원대까지 올라 '금배추'로 불렸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양배추도 한 포기당 2886원으로 전년 대비 47.54%, 평년 대비 36.63% 떨어졌다. 당근은 1kg당 3783원으로 전년보다 19.13%, 평년 대비 13.59% 저렴해졌다.

채소 가격 급락에 따라 정부의 할인 지원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가격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소비자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가격이 크게 떨어진 품목까지 포함해 소비 촉진을 유도한다.

농식품부는 추경에서 확보한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 예산으로 농산물 할인 품목을 확대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양파·양배추·당근은 최대 40% 할인 판매가 진행 중이다. 토마토·참외·애호박(5월 7일~13일) 등 시설 과채류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파프리카(5월 21일~27일)도 포함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채소 가격 하락은 전반적인 작황 호조 영향이 크다"며 "가격이 낮아지면 농가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는 만큼 출하 조절과 소비 촉진을 병행해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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