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덕군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교통망 확충을 연계한 국가 차원의 종합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망 확보 없이 원전만 건설할 경우 생산된 전력을 제때 수요지로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신규 원전 건설 최종 후보지로 영덕을 선정했다. 약 2.8GW(기기와트) 규모의 원전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발전소 건설과 별개로 생산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요지까지 전달할 수 있는 송전 인프라 확충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발전설비 증가 속도에 비해 송전망 구축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량 제한(출력 제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해안 지역은 신한울 원전과 강릉·삼척 지역의 대형 화력발전소 등 발전설비가 집중돼 있다. 반면 송전망 확충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전력망 병목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영덕 원전까지 추가될 경우 전력망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 반발과 지자체 인허가 지연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전소 건설 계획은 확정됐지만 전력망 구축은 여전히 불확실해 원전과 송전망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전 유치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핵심 사업인 만큼 단순한 지원금 지급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중장기적인 지역 발전 전략과 전력 인프라 확충 계획을 국가가 책임지고 마련하는 한편, 송전망 건설과 교통 인프라 확충을 연계한 종합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 교통 인프라 확충은 원전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물류·인력 이동을 지원할 뿐 아니라 비상 상황 발생 시 주민 대피 체계를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신규 도로와 철도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송전선로 지중화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망 확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덕 원전 사업의 성공 여부는 발전소 건설뿐 아니라 송전망과 교통 인프라 확충, 지역 발전 전략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통합 계획 마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