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시중 통화량이 보합권에서 벗어나 증가 폭이 커졌다. 배당 시즌 기업자금 유입과 증시 관련 단기 대기성 자금 증가가 통화량 확대를 이끌면서 기업 중심으로 유동성이 늘었다. 반면 가계 유동성은 줄었는데 증시 활황 속에 가계 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3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3월 광의통화(M2·평잔 기준)는 4132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8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0.4%로 전월(0.0%)보다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5.6%로 전월(4.9%)보다 높아졌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한 대표적 시중 유동성 지표다.
3월 증가세는 기업 자금과 증시 관련 단기 대기성 자금 유입이 견인했다. 상품별로는 MMF가 전월 1조5000억원 감소에서 3월 12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은 주식시장 거래 확대에 따른 제세금 관련 단기 대기성 자금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 영향으로 6조5000억원 늘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비금융기업 자금이 34조9000억원 증가해 전체 통화량 확대를 주도했다. 기타금융기관은 1조6000억원, 사회보장기구·지방정부 등 기타부문은 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13조1000억원 감소했다. 가계 감소폭은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에서 자금이 많이 빠졌다"며 "최근 주식 주변 자금이 증가한 걸 보면 가계 자금이 증시로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기 유동성을 보여주는 협의통화(M1)는 1368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7% 증가해 전월(0.1%)보다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7.9%로 전월(7.6%)보다 상승했다.
금융기관 유동성(Lf)은 6194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5% 증가했지만, 가장 넓은 의미의 유동성 지표인 광의유동성(L)은 7820조5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0.4% 감소했다.
한편 한은의 통화지표 개편 이전 기준인 '구(舊) M2'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했다. 특히 수익증권이 전년 동월 대비 47.3% 급증하며 전체 증가율을 4.5%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