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산 액상 전자담배를 둘러싼 대규모 담뱃세 탈루 의혹에 대해 수입된 전량이 합성니코틴으로 둔갑해 과세를 회피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간 합성니코틴 통관 심사를 강화해 과세 회피를 적발해왔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년 간 수입된 전량이 천연니코틴인데 합성니코틴으로 둔갑한 것을 전제로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지만) 중국 당국 확인 결과, 중국 내에서 합성니코틴 용액 생산을 엄격히 규제 중이지만 전면 수출을 금지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성 니코틴 및 유사니코틴 업체들이 약 16조~20조원 규모의 담뱃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합성니코틴 제품으로 신고돼 세금을 내지 않은 중국산 액상 전자담배에 실제로는 연초(천연)니코틴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적게는 16조원 많게는 20조원 이상의 세금 탈루가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 건강 특히 청소년 건강이 위협받으면서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2019년 이후 합성니코틴 수입 때 6종의 서류를 받고 수입신고 시 천연·합성니코틴 여부 및 니코틴 함량을 필수 기재토록 하는 등 통관심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관세청은 2022년 11월 천연·합성 니코틴 구분 성분 분석법을 자체 개발해 개별소비세 등 과세 회피를 적발해왔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천연니코틴을 합성니코틴으로 허위신고해 적발된 사례는 △2022년(10건, 290리터) △2023년(27건, 163리터) △2024년(5건, 1.62리터) △2025년(2건, 0.02리터) 등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2022년부터 계속 진행해와 지금은 (수입량의) 상당 부분이 합성니코틴이 맞다"며 "대용량으로 가져오는 업체는 검증된 업체가 많은데, 이는 천연니코틴으로 위장해서 가져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개정 담배사업법에 따라 법 시행 전 수입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의 담뱃세 미부과 논란에 대해선 국회 논의 과정에서 소급입법 우려로 법 시행일 이후 제조·수입된 제품부터 과세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경부 관계자는 "재고 제품에 대해서도 법상 담배는 아니지만 국민 안전 문제와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소비자기본법에 근거해 '액상형 전자담배 재고제품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유사니코틴에 대한 유해성 평가에 착수할 계획이다. 무니코틴을 표방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유해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유사니코틴 유해성 평가에 대한 소관부처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결정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상 담배가 아닌 유사니코틴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식약처를 중심으로 유해성 평가를 조만간 할 계획"이라며 "무니코틴이 아닌 니코틴 함유제품이라고 하면 법적 문제를 따져서 수사의뢰하고 적법한 과세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규제 우회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정부는 니코틴 원액을 전자담배용으로 혼합·흡입하도록 유도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 5월 수사 의뢰했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무니코틴 표방 제품에 대해서도 성분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니코틴이 검출될 경우 담배사업법 위반 여부와 세금 탈루 가능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