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의 나프타 생산량을 40% 감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재편안 추진이 본격화한다. 정부는 금융, 세제, 고용 등 7000억원 이상의 패키지 지원으로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구조적 어려움을 겪는 산업은 신속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산업통상부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글로벌 나프타 공급과잉에 따른 석화산업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앞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이어 여수가 두 번째 승인을 받았다.
재편안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한 PE(폴리에틸렌),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나프타분해설비)와 PE·PP(폴리프로필렌)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합병한 통합 신설법인이 탄생하게 된다.
통합과정에서 여천NCC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고부가제품 전환·인프라 구축 등에도 약 253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통합 후 여수의 나프타 연간생산량은 213만톤으로 기존 대비 40%가량 감소한다.
정부는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금융 및 세제 △원가절감 및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 △기술개발 등을 지원한다. 금융부문에서는 7000억원 이상 패키지 지원이 이뤄진다. 채권단은 고부가제품 전환 신규자금 등 4500억원을, 무역보험공사는 수입자금 대출보증 등 2000억원을 추가지원한다.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이전 과정에서 법인세·지방세 부담도 완화한다. 자산 매각시 과세이연 기간을 기존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에서 5년 거치, 5년 분할납부로 확대한다.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연말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고용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여수는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후에도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용위기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산업고도화 방안으로 사업재편기업이 수요를 제출한 R&D(연구·개발) 과제 중 중장기 필수유망 과제는 올해부터 신속지원한다.
업계에서는 여수산단의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적극 환영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생산설비 감축과 효율적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생산효율성과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들이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미래 성장동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