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시 한번 금융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LTV(담보인정비율) 담합 제재를 마무리 한 데 이어 이번엔 국고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을 한 혐의를 받는 증권사 10곳과 은행 5곳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특히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국고채 입찰 규모가 약 76조원에 달해 최대 15조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권은 단순 정보교환 행위였다며 담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발한다. 또 실질 수익이 아닌 국고채 인수액 전체를 매출로 간주하는 것도 과도하단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번 제재가 향후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말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 사업자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전원회의는 피심인 숫자 등을 고려해 여러 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15개 PD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공정위는 15개 PD사들이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에 걸쳐 국고채 입찰에 참가하면서 입찰 담합 및 정보교환 담합을 했다고 보고 있다.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7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공정위는 15개 PD사의 담합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 경우 법령상 관련매출액의 10.5~20%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원론적으로는 최대 약 15조20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단 의미다. 공정위는 또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검찰 고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업계는 일부 딜러사 간 정보교환 만으로는 국고채 가격을 인위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반발한다. 특히 낙찰금액이 아닌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