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은 대부분 바다에 산다는 점에서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에 주목해 인간 노화를 되돌릴 실마리를 찾는 연구를 시작한다.
KIOST 박건후 박사 연구팀(제주바이오연구센터)은 6일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한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의 '해양생물 유래 바이오소재 기반 노화 극복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해양생물 기반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진단·검증 체계를 구축해 노화 극복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한다.
'역노화'는 노화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노화된 세포를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항산화제처럼 노화를 지연시키는 항노화 기술과 달리 노화 자체에 개입해 근본적인 해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박건후 박사는 해양생물의 강인한 생명력에서 역노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해양생물은 DNA 복구 능력이 우수하고 대사 속도가 느리며 재생 능력이 뛰어나다. 또 고압·고염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독특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진다.
연구팀은 해양생물 추출물의 노화 억제 효과를 '메트포르민(Metformin)'과 대조해 평가했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치료제이자 노화 억제로 가장 활발히 연구된 물질이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의약품인 만큼 일반인의 장기간 복용에 따른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역노화 예비 연구에서 확보한 연어 유래 후보 소재는 세포 수준에서 메트포르민 대비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노화된 피부 조직에 연어 유래 후보 소재를 처리한 결과 주름 3.8배, 피부 탄력 3.6배, 피부 치밀도 2.9배의 개선 효과가 측정됐다. 다만 이번 결과는 세포와 조직 수준의 결과로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동물실험과 안전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확보된 후보 소재를 고도화하고 역노화 해양 소재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소재의 효능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진단 센서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수치로 제시하는 '역노화 지수(Index)'도 정립할 계획이다.
확보한 소재는 기능성 제품 개발과 노화 질환 치료 연구로 연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피부와 모발 건강을 개선하는 기능성 화장품과 상처 회복을 돕는 창상피복재 시제품의 개발을 추진하고 알츠하이머 치료 선도물질 발굴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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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후 박사는 "40억 년이 넘는 시간을 품은 바다는 생물들이 노화에 적응해 온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해양 소재는 오랜 기간 인류가 섭취해 온 생물에서 유래해 인체 적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효능과 안전성을 차례로 검증해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해양 바이오를 미래 성장 산업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24년 기준 기대수명은 83.7년이나 건강수명은 65.5년에 그쳐 약 18년은 노화 질환을 겪고 있다. 치매 환자 수도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