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弗 원전사업, 상업성·투자회수·국내기업 참여 '최적'

세종=김사무엘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9.08 03:05

대미투자 패키지 윤곽
시공·운영·안보, 韓 최고파트너
한수원 'APR1400' 2기도 포함
美 투자금, 다시 국내 유입 기대

신한울 1· 2호기 원전의 모습.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1300억달러(약 175조원) 규모의 원전 8기 건설사업이 포함되면서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도 사업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원전산업계는 시공·운영역량과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최고 원전 파트너로 꼽힌다는 평가다.

7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미국 내 8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총투자 규모는 1300억달러며 8기 중 6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모형인 'AP1000', 나머지 2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40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합의에 따라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중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2000억달러는 에너지·첨단산업 분야 투자로 진행된다. 원전사업이 대미투자 프로젝트로 최종확정될 경우 전체 투자규모의 절반 이상을 이행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미국과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미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대미투자 프로젝트 대상을 면밀히 물색해왔다. 이 중 상업적 합리성과 투자회수 가능성, 국내기업 참여 등 관점에서 원전이 유력사업으로 검토됐다.

한국의 미국 원전 투자는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 미국은 현재 94기의 상업용 원전을 운영 중인데 설비 평균연령이 40년을 상회하는 등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 하지만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이후 30여년간 미국 내 신규 대형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미국 원전생태계는 사실상 고사한 상태다.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데 이를 충족할 만한 전력설비가 부족해지면서 미국은 자국 내 대규모 원전을 건설할 파트너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원전 재가동을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대형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투자회사 브룩필드, 우라늄 원료회사 카메코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 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한 8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의 투자확약을 체결했다.

미국 원전건설을 위한 파트너로는 한국이 가장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한국 원전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적정가격과 납기준수다. 다른 나라의 대형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빈번한 공기지연과 공사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원전을 적기에 시공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한수원의 원자로 모형인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보유해 미국 내 신규 건설시 추가 기술심사 없이 건설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NRC의 설계인증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경쟁국 대비 한국 원전은 미국에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안보적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현재 대형원전 건설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인데 이 중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차원에서 미국 진출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8기 건설비용은 한국 정부가 부담하지만 국내 관련 기업들이 대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미국에 투자된 자금이 다시 국내로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미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르면 미국은 프로젝트에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공급업체 선정시 한국업체를 우선해야 한다.

원전의 경우 미국에선 시공능력을 보유한 회사가 거의 없어 결과적으로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 한국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설계·조달·시공을 턴키 방식으로 한번에 수주하는 EPC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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