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Tax] 이혼소송 취하 조건으로 재산 나눴는데..."증여세 내라" 날벼락

세종=오세중 기자
2026.10.03 08:01

[증여세]

[편집자주] 세금과 관련된 개념적 정의부터 특수한 사례에서의 세금 문제 등 국세청과 세금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려드립니다.
이미지=챗Gpt 생성.

#A씨는 남편 박모씨의 오래 이어진 강압적인 태도와 폭행등을 견디다 못해 2011년 12월 남편을 상대로 한 지방법원 가정지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등의 소송을 제기했다. 남편 박씨는 이 이혼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A씨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고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은 이혼소송 취하 조건으로 2012년 5월에 A씨에게 수십억원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 제시해 공증을 받았다. 공증 받은 같은 날 이혼소송을 취소했다.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남편으로부터 현금과 부동산 등을 받는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한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자신이 받은 돈은 남편 재산 형성에 대한 A씨의 기여에 따른 재산분할금이므로 증여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결국 과세당국이 부과한 증여세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이 사례의 핵심쟁점은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배우자로부터 받은 돈이 재산분할인지, 증여인지를 가르는 것이다.

A씨는 공증된 합의서를 단서로 남편에게 받은 돈이 A씨가 남편의 재산형성에 기여한데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받았기에 증여세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합의안에는 A씨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 및 그 어떠한 것도 제기할 수 없고 또 재산분할청구권도 행사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확약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만일 이를 위반할시는 그 책임과 혼인 파탄의 사건은 전적으로 A씨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분명히 확약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단서조항 자체가 A씨의 남편이 쟁점금액을 재산분할의 의미로 A씨에게 지급한 것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남편이 A씨에게 이미 쟁점금액을 줬기에 추후 남편인 자신을 상대로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단서를 달아논 셈이다. 이는 남편 스스로가 재산분할로서 배우자인 A씨에게 금전을 지급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A씨에게 지급된 쟁점금액은 A씨의 남편 박모씨가 스스로가 재산분할의 의미로 지급한 돈이기에 증여는 아니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A씨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A씨와 남편은 실제로 이혼하지 않고 혼인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A씨가 받은 금액은 이혼이 성립한 후 재산분할을 한 것이 아니라 이혼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지급된 것이다.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이혼을 전제로 발생하는 권리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산을 이전한 경우 이를 곧바로 재산분할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배우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재산분할이 아니라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조세심판원은 돈을 지급한 목적과 당시 법률관계를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단순히 당사자들이 그 돈을 '재산분할'이라고 표현했다고 해서 재산분할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혼이 이뤄졌는지 재산분할의 법률상 요건이 갖춰졌는지를 따졌다.

아직 이혼하지 않은 부부가 장래 이혼할 것을 전제로 재산분할에 관해 합의하더라도 실제 약정대로 이혼이 이뤄져야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 과거 대법원 판례(2001.5.8. 선고)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사건에서 '재산분할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A씨의 주장보다 '이혼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실제 지급 경위가 중요하게 고려된 셈이다.

현행 '민법'상으로는 혼인 중 재산분할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혼소송을 취하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쌍방 합의하고 혼인관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재산을 무상 이전하는 것은 증여에 해당한다.

따라서 남편이 A씨에게 지급한 쟁점금액은 재산분할금이 아니라 무상으로 이전한 재산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에 해당해 증여세 과세대상이다. 이에 따라 부과된 증여세 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아 A씨의 심판청구는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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