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올해 1.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만 해도 긍정적 전망으로 평가됐다. 반도체 수요 회복과 완화적 재정·통화정책 효과가 점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열풍 속에 모두의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찾아오면서다.
이에 따라 IMF는 올해 들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1.9%) △4월( 1.9%) △7월(2.6%) △10월(3.3%)까지 높여 잡았다. 특히 중동전쟁 등 영향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2%p(포인트) 낮췄던 지난 4월에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만큼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 3.3%는 IMF가 이번에 새로 제시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3.1%)를 0.2%p 상회하는 수치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코로나19(COVID-19)가 발발했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한국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앞서게 된다. 2020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16년 만이다.
선진국그룹에 포함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을 넘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동전쟁과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반등세가 뚜렷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대 성장에 그치며 저성장 우려를 낳았던 한국 경제가 1년 만에 3%대 성장이란 극적 반전을 맞게된 셈이다.
한국 경제의 3%대 성장 가능성을 점친 건 IMF뿐만이 아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주요 기관 중 가장 높은 3.7%로 상향 조정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 3.2%로 높여 잡았다.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린 일등공신은 단연 '수출'이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은 매달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출은 8145억달러로 지난해 기록한 연간 역대 최대 수출액(7093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지난 9월 수출은 1209억4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달했다. 이중 절반 가량인 603억달러가 반도체 수출이었다. 메모리 수요 증가와 수출 물량 확대,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외형적인 성장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와의 온도차는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수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해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경기 개선의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며 지난 7월(-1.0%)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어렵게 만들어낸 성장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혁신의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며 "또한 K자형 양극화를 완화하고 성장의 성과가 더 많은 국민과 산업으로 확산되도록 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나가겠다. 이를 위해 주거·일자리·서민금융 3대 핵심 사회정책을 비롯한 양극화 대응에 가용 재원과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