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앞두고 금융권에 가입자 보호와 운용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회사가 전문성을 높여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고, 내부통제와 연금상품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6일 근로복지공단 및 주요 퇴직연금사업자와 함께 '2026년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하나·신한·KB국민·우리은행과 삼성·한화·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 은행·보험·증권사 9곳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공유하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방안은 노사정 공동선언을 구체화한 것으로, 전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가 핵심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외적립 의무화에 대비해 영세 사업장에 제도 도입 시기와 준비 사항을 안내하고 적기 가입을 지원해 달라고 금융권에 당부했다. 기금형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운용 전문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고 이해상충 방지 및 주요 의사결정의 상호 견제를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자의 수급권 보호를 위해 수탁법인에 엄격한 수탁자 책임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이 실제 운용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입자의 연금 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연금과 일시금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고 다양한 연금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계약형 퇴직연금 규제 개선에 맞춰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우수 상품을 공급하고 사업자의 책무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수탁자 책임에 걸맞은 내부통제와 이해상충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계열사나 특정 상품이 부당하게 우대되지 않도록 투명한 선정 절차와 사후 점검 체계를 마련하고, 단기적인 외형 확대보다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이익 제공 등 과당 경쟁으로 가입자의 합리적 선택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영세 사업장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체계 구축,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인가를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 부여, 다양한 연금상품 출시를 위한 법·제도 개선 등을 건의했다.
노동부는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와 협의하고, 영세 사업장 의견을 듣는 등 현장 지원체계도 점검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퇴직급여는 오랜 노동의 대가이자 은퇴 후 새로운 출발을 위한 버팀목"이라며 "퇴직연금사업자와 함께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퇴직연금 생태계를 조성해 노동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