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반려견 안고 매일 산책…"잠자는 아이"라는 여성 사연 보니

김소영 기자
2025.07.24 10:44
죽은 반려견을 안고 매일 산책을 나서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 방송화면 갈무리

죽은 반려견을 안고 매일 3시간씩 산책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지난 22일 JTBC 시사·교양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는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인근에 출몰하는 한 여성 사연을 조명했다.

항상 강아지 두 마리를 품에 안고 다닌다는 여성 A씨. 그러나 자세히 보니 한 마리는 살아있었고 천에 싸인 다른 한 마리는 사체였다. 이웃들은 "진짜 강아지를 박제해서 데리고 다닌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인터뷰를 요청하며 접근하는 제작진을 손으로 밀치거나 물을 뿌리는 등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낮 기온 36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강아지들을 품에 안은 채 내리 3시간을 걸었다.

A씨가 안고 다니는 개 사체를 본 박제 전문가는 "박제된 게 아니다. 박제란 살아있을 때 표정이나 좋아하는 자세를 잡아 약품처리 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며 "(A씨 개는) 자연 건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죽은 반려견을 안고 매일 산책을 나서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 방송화면 갈무리

제작진의 끈질긴 접촉 끝에 A씨는 마음을 열었다. 자신을 '김야숙'이라고 소개한 A씨는 살아있는 반려견을 '김뽀숙', 죽은 반려견은 '김뽀엘'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뽀엘이에 대해선 "잠자고 있는 것"이라고 해 의문을 안겼다.

A씨는 "눈 뜨고 움직이면 나쁜 남자들이 나쁜 행동을 할까 봐 이렇게 잠자고 있는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 제작진을 집으로 초대한 A씨는 구체적 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내 생각과 정반대인 사람과 결혼했다. 가정적인 사람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밖으로만 생활하니 제대로 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겠나. 매일 싸웠다"고 말했다.

이혼 아픔을 겪은 A씨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7년간 항암치료도 받았다고 고백했다. 힘든 시기 A씨 곁을 지킨 건 반려견 두 마리. A씨는 "강아지들이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들 같았다. 운명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죽은 반려견을 안고 매일 산책을 나서는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 방송화면 갈무리

집에서 옷을 벗긴 뽀엘이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수분이 다 빠져나간 듯 바짝 마른 데다 부패한 곳은 거뭇하게 변색해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박제 전문가는 "겨울에 냉동됐다 녹았다 하면서 마른 것이다. 견주가 (노폐물을) 닦아내고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 고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작진은 죽은 뽀엘이와 함께 지내는 뽀숙이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우려해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보자고 제안했으나 A씨는 단칼에 거절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사체를 안고 다니는 게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계속 안고 다녀야 하는 아이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분리하는 게 훨씬 도움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A씨는 아직 뽀엘이를 품에서 놓을 수 없는 듯했다. 그런 A씨를 돕기 위해 전주시청이 나섰다. 전주시청 측은 "생활복지과,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등에 해당 사실을 공유하고 유대관계를 쌓아서 A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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