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트럼프발 코인폭락 돌아보니…거래소 실적 '와장창'

4Q 트럼프발 코인폭락 돌아보니…거래소 실적 '와장창'

성시호 기자
2026.04.01 17:41
2025년 두나무·빗썸 분기별 영업이익 분포/그래픽=이지혜
2025년 두나무·빗썸 분기별 영업이익 분포/그래픽=이지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가 연간실적 발표시즌에 진입한 가운데 1·2위 사업자 두나무(업비트)·빗썸이 지난해 4분기 기록적인 이익 감소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얼어붙은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거래소별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1일 거래소별 사업보고서 역산결과를 종합하면 두나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영업수익) 3700억원·영업이익 8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9%·86.0% 줄었다.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100%를 웃돈 같은해 3분기와 대조적인 행보다.

빗썸도 나란히 실적 급감을 겪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1262억원·영업이익 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1.6%·8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분·반기 보고서 공시의무가 없는 코빗·코인원·스트리미(고팍스)도 같은 분기 유사한 양상의 실적 급감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 시장은 2022~2023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침체기(크립토 윈터)를 보낸 뒤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전후 상승세로 전환, 지난해 7월 비트코인 가격이 12만달러를 돌파하는 급등장을 빚었다.

친(親) 가상자산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 가상자산 제도화를 추진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압박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한 결과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국내외 거래소들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소 실적의 동반 고공행진은 지난해 10월10일 새벽(한국시간 기준) 종지부를 찍었다. 미중 무역갈등을 빚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추가관세를 예고, 위험자산 투매를 유발해 비트코인이 수시간 만에 15% 이상 내리는 가상자산 일제 폭락이 발생한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뉴욕증시 폐장 무렵 나온 탓에 당시 매도세는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집중됐다. 특히 국내 거래소들은 같은 달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000을 돌파,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증시로 이동하면서 이중고를 겪은 바 있다.

불안정한 실적흐름의 원인은 가상자산 거래량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 있다. 지난해 두나무·빗썸의 매출은 97~98% 이상이 수수료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업계는 수익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입법 지연 속에 규제지형이 금융당국의 재량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신사업을 모색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거래소들의 우려는 올해 실적쇼크 우려로 번지고 있다. 시장 지표인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6만~7만달러대에서 박스권 등락을 반복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를 뒤집을 전환점으로 미국 클래리티법,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정책 호재가 거론됐지만 논의가 사실상 좌초한 실정"이라며 "이란전쟁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금리인상 우려마저 커지면서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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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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