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트웰브', '매직키드 마수리'와 '구미호 외전' 사이 어디쯤 [드라마 쪼개보기]

한수진 ize 기자
2025.08.25 17:00
'트웰브' 스틸 컷 / 사진=STUDIO X+U

신선한 재미와 타격감 넘치는 K-액션을 기대했으나 결과물은 '매직키드 마수리'와 '구미호 외전' 사이 어디쯤의 낡고 어설픈 판타지극이다.

KBS2 새 토일 드라마 '트웰브'는 마동석, 박형식, 서인국, 성동일 등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를 한자리에 모으며 '동양 12지신 히어로물'이라는 독창적인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제작 단계부터 'K-액션 판타지'의 신기원을 예고했지만, 정작 베일을 벗은 첫 주 방송에서 드러난 건 '매직키드 마수리'와 '요점 컴미'가 떠오르는 어린이 드라마 질감이다. 기대를 부풀린 이름값과 장대한 서사가 오히려 빈약한 연출과 어색한 대사 톤에 발목 잡히며 '트웰브'는 시작부터 시청자에게 낯선 당혹감만을 남겼다.

'트웰브' 1·2회에서는 인간 사회에 숨어 살아가는 12지신(천사)이 소개되고 악의 중심 세력 오귀(박형식)가 제사장 사민(김찬형)에 의해 수천 년 만에 봉인에서 풀려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는 초반부터 사건·사고를 끊임없이 펼쳐내지만 극적 긴장감은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다. 오귀의 부활이라는 핵심 전개조차 유치한 대사와 조악한 CG에 묻혀버린다.

'트웰브' 스틸 컷 / 사진=STUDIO X+U

"천사들은 이제 힘을 잃고 인간이 되어 버렸어. 내가 너에게 지금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져다줄 거야". 오귀를 꼬드기는 제사장 사민의 이 대사는 세계관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치지만, 대사 자체의 낯간지러움과 연출의 부자연스러움이 겹치다 보니 긴장감은 사라지고 결국 '웃참'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12지신이 싸우는 장면은 액션보다 효과음이 지나치게 과장돼 80~90년대 액션물을 보는 듯한 촌스러움으로 몰입을 깨뜨린다. 웅장한 세계관을 짜 올렸다는 제작진의 포부와 달리, 드라마는 첫 주부터 긴장감도 흡인력도 없이 힘 빠진 어린이 판타지극처럼 흘러갔다.

마동석의 액션은 드라마 도입부터 적극적으로 쓰이지만 이미 영화에서 수없이 반복된 그의 주먹 공식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신선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압도적인 힘을 전시하려는 장면임에도 타격감은 약하고 화면은 지루하다. 긴 호흡의 드라마 속에서 변주 없이 반복되는 액션은 오히려 피로감을 쌓아 올린다. '마동석표 액션'이 더 이상 극적 장치로 작동하지 못하고 김빠진 콜라처럼 밋밋한 인상만 남긴다.

'트웰브' 스틸 컷 / 사진=STUDIO X+U

게다가 마동석은 자신이 설립한 제작사 빅펀치픽쳐스를 통해 '트웰브' 제작에도 참여했다. 극에서 악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김찬형 또한 빅펀치픽쳐스 소속 배우다. 마동석은 완성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위치다. 첫 방송은 화제성과 배우 이름값에 힘입어 8.1%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2회에서 곧바로 5.9%로 떨어지며 기대를 지탱하지 못했다. 기획 단계의 화려한 겉 포장과 달리 시청자에게 돌아온 건 낯선 세계관과 힘 빠진 액션, 그리고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한 서사뿐이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신선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과거 아동극을 연상시키는 톤과 허술한 완성도로 귀결됐다. KBS2가 경쟁이 치열한 주말 미니시리즈 밤 시간대에 '트웰브'를 첫 주자로 배치한 건 신선한 소재와 스타 캐스팅으로 시청자층을 단숨에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 초반부터 드러난 완성도의 한계는 기대보다 실망을 불렀다. 첫발을 아쉽게 뗀 '트웰브'가 변화를 일구며 흐름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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