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빛은 어두웠지만 아우라와 기품만큼은 황제 그 자체였다. 배우 주지훈이 '재혼 황후'에서 필모그래피에 없던 뻔뻔한 황제를 꺼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는 지난 3일 1~4회를 공개했다. 공개 하루 만에 디즈니 TV쇼 부문 12개국 1위에 오르며 글로벌 화제성과 흥행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극 중 주지훈은 동대제국의 절대권력자 소비에슈를 연기한다. 큰 키와 단단한 체격, 날카로운 이목구비로 황제의 위엄을 세우고 화려한 판타지 세계관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황제를 과장된 몸짓보다 특유의 무게감과 여유로 설득한 점이 돋보인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다른 배우들보다 어둡게 보이는 얼굴빛을 두고 뜻밖의 '안색 논란'도 일었다. 그러나 낯빛에는 그늘이 져도 황제의 아우라까지 흐려지지는 않았다.
공개된 1~4회에서는 소비에슈의 모순적인 면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에게 첫눈에 빠져 황후 나비에(신민아)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고, 라스타를 감싸기 위해 황후의 사람까지 공개적으로 벌했다. 신년제에서는 나비에를 외면한 채 라스타와 먼저 춤을 추고도, 나비에가 서왕국 왕자 하인리(이종석)와 춤을 추자 노골적으로 질투했다.
주지훈은 황제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사랑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소비에슈의 감정을 투명하게 보여줬다. 자신은 배신하면서 나비에의 시선은 여전히 독점하고 싶어 하는 뻔뻔함, 악의 없이도 상대를 상처 입히는 오만함이 얄미울 만큼 생생했다.
그 결과 소비에슈는 단순한 악역이 아닌 사랑과 권력을 모두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미성숙한 황제로 완성됐다. 존재만으로 판타지 세계에 무게를 더하는 주지훈이 역대급 나쁜 남자의 탄생을 알리며 이후 전개에서 불러올 분노와 파장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