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3억, 로또 맞네"…'강남 보金자리' 불법전매 기승

김사무엘 기자
2015.09.21 05:21

"전매제한이 있어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단속에) 걸릴 염려는 없습니다."

지난 14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매가 안되는 '서초 포레스타2단지' 매물이 나왔다며 불법거래를 부추겼다. 그는 “내곡지구 보금자리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보다 2억~3억원씩 오른 값에 시세가 형성됐다”며 “앞으로 더 오를 테니 지금 (불법이라도) 계약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민주거안정을 명분으로 공급된 보금자리아파트의 전매제한이 속속 해제되면서 호가를 크게 높인 매물들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아직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물건들에 대한 불법전매도 암암리에 이뤄진다. 물론 단속은 쉽지 않다는 게 일선 지자체 등의 설명이다.

보금자리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설·매입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분양아파트로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2008년 이명박정부 때 도입됐다. 땅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한 곳에 주택을 지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 소위 ‘반값 아파트’로 불렸다.

2013~2014년 공급된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 59㎡(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분양가는 2억원 후반에서 3억원 초반 수준이었다. 당시 강남권(11개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5억70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반값인 셈이다.

싼값에 공급되는 만큼 분양 이후 가격 폭등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투기방지를 위해 4~8년간 전매를 금지토록 했지만 우려대로 불법거래가 이뤄졌고 가격도 급등했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지난해말 공공주택의 전매제한 및 거주의무기간을 완화하면서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전매제한기간이 단축되면서 올해 초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 주요 보금자리아파트의 전매제한이 상당수 해제되거나 해제를 앞뒀다.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일부 매물은 수억 원의 웃돈이 붙어 나온다.

4억4000만~4억6000만원에 분양된 서초구 내곡동 서포 더샵포레 84㎡는 지난 8월 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3억7000만~3억9000만원이던 서초 포레스타7단지 59㎡는 지난 5월 5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서초구 신원동 B공인중개소 대표는 “내곡지구 보금자리아파트의 전매제한이 상당수 풀렸지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매물이 거의 안나온다”며 “값이 2배 가까이 뛰었지만 여전히 강남권 다른 아파트에 비해 싸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중개업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부추기면서 불법전매를 알선했다. 강남구 수서동 강남데시앙포레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데시앙포레 59㎡가 아직 전매제한으로 묶여있지만 매물에 근저당을 설정해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거래방법도 알려줬다.

불법전매가 이뤄지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서울시와 서초구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매제한 불법거래 신고 건수나 단속실적은 0건.

서울시 관계자는 “매수자, 매도자, 중개업자 등 3자 간에 벌어지는 은밀한 거래여서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며 “설령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증거서류를 확보하기 어려워 단속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부동산개발지역 탈세와 불법전매거래 등을 적발하기 위해 집중단속에 들어갔지만 부동산 거래가격 허위신고 등 20여건의 탈세행위만 적발했을 뿐 불법전매 단속실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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