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H공사, '10년째 제자리' 스카이·강남아파트 재건축 시행 검토

엄성원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16.01.28 05:30

서울시, 재건축 시행 검토 요청…붕괴위험에 재건축 요원, 공공 참여 방안 강구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 /사진=김사무엘 기자

서울시가 산하 SH공사를 통해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사업이 장기 지체되고 있는 노후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정상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27일 서울시, SH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SH공사에 성북구 정릉동 스카이아파트와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행 검토를 요청했다. SH공사가 시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공공 주택사업자로서는 처음으로 개별 단지 재건축 사업 시행을 맡는 사례가 된다.

스카이아파트와 강남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될 정도로 노후도가 심각하지만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이 거듭 미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1969년 준공돼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꼽히는 스카이아파트의 경우, 2004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사용제한)을 받은 데 이어 2008년 안전진단에서는 당장 철거가 필요한 E등급(사용금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점검 당시 붕괴 우려가 제기됐던 1개 동만이 철거됐을 뿐 재건축 시행이 미뤄지며 여전히 4개 동에 10여 가구가 여전히 거주하고 있다.

1974년 준공된 강남아파트는 2004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사용제한) 판정을 받은 후 2006년 정비구역지정과 사업시행인가도 떨어졌지만 재건축은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총 17개동 876가구 중 596가구가 이주를 마쳤고 현재 28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강남아파트는 1995년에 재건축조합이 설립됐고 스카이아파트는 2005년 추진위가 구성됐지만 두 곳 모두 이후 이렇다 할 사업 진척 없이 10~20여년째 시행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자연경관지구(스카이아파트), 낮은 용적률·대지지분(강남아파트) 등으로 민간업체들이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아파트는 금호산업, 남광토건, SK건설 등으로 시공사가 변경되고 사업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재건축조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지게 됐다.

이에 시는 사업성 문제로 민간사업자의 재건축 진행이 어려운 이들 아파트에 대해 SH공사의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붕괴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재난위험시설 재정비를 민간에만 맡겨둔 채 계속 시간만 끌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안전진단에서 D, E등급을 받은 건물은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돼 도시정비법 8조에 따라 LH나 SH공사 같은 공공 주체가 수용을 통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강남아파트 등은 사업성이 낮고 시공사의 사업 추진 의지도 불투명해 재건축 추진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재건축 추진 방안을 찾던 중 일종의 대안으로 SH공사의 참여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카이아파트 등의 재건축은 개별 사례로 접근하고 있다"며 "사업성이 낮은 다른 노후아파트 몇곳도 공공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들 사업장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이나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H공사는 시의 요청에 따라 사업성 평가에 들어갔다. 단독시행 또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공임대, 리츠 방식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사업성 평가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 관계자는 "해당 구청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사 역시 사업성을 무시하고 재건축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동의 문제도 있다"며 "무엇보다 주민동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기관의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 목소리도 늘어가고 있다. 재건축이 10여 년째 미뤄진 데 따른 피로감 때문이다. 정명희 강남아파트 조합장은 "믿을 수 있는 공공기관의 사업 참여가 절실하다"며 "SH공사 등이 사업참여 의사를 보일 경우, 사업추진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존 시공사(SK건설)와의 계약 해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후도가 심각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 내부. 지난 22일 화장실 한쪽 벽면이 무너져내린 뒤 이 집에 살던 주민은 경기도 안산 딸 집으로 피신했다. /사진=김사무엘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