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1위' 성북구도 '주춤'…"신학기 앞두고 3000만원 하락"

김사무엘 기자
2016.02.17 05:15

[서울에서 전세구하기]<9>전국 전세가율 1위 서울 성북구 길음동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지난해 '전세난'의 대표지역으로 꼽혔던 곳 중 하나가 서울 성북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성북구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80.1로 서울에서 최초로 80을 넘어섰다. 지난달 성북구의 전세가율은 전국 시군구 중에 가장 높은 83.3을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률도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성북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1.98%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영등포구(12.4%)와 경기 하남시(12.14%)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2010년 길음뉴타운이 조성된 뒤 4~5년이 지나 어느 정도 정착기에 접어들면서 입주자가 늘었고, 인근 뉴타운 개발(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로 이주 수요가 발생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길음동 일대를 비롯해 성북구의 전셋값 상승세도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성북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전국(0.21%)과 서울(0.36%)의 전셋값 상승률을 밑돌았다.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은 지난해나 올해나 큰 차이는 없지만 호가는 2000~300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입을 모았다.

15일 길음동 일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길음뉴타운 가운데 지하철4호선 길음역과 가까워 인기가 높은 6단지 래미안의 경우 59㎡(이하 전용면적) 전세가 3억7000만~3억9000만원, 84㎡는 4억3000만원~4억9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지난해 말 6단지 59㎡의 전세보증금이 4억~4억2000만원, 84㎡가 5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면적형 별로 3000만~7000만원 가량 값이 떨어진 셈이다.

역과의 거리, 오르막 여부, 준공 시기 등에 따라 단지별 가격 차이는 있지만 대개 59㎡는 3억원 중반~4억원 초반, 84㎡는 4억원 후반~5억원 초반이 시세라고 공인중개소들은 설명했다. 길음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한창 전세가 비쌌던 지난해 중순과 비교하면 단지별로 2000만~3000만원씩은 전세값이 떨어졌다"며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고 요즘은 봄 이사철을 앞두고 거래도 활발해야 하는데 호가가 떨어지니 희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소에서는 "4월 초에 세입자가 나가는 집이 있는데 다른 세입자가 잘 구해지지 않아 집 주인이 발코니 확장, 도배, 장판 등을 해 주겠다고 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길음뉴타운 전셋값이 주춤한 원인으로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등 대규모 단지의 입주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꼽힌다. 길음동 R공인중개소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재울4구역에서 4000여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길음뉴타운의 전셋값 상승세도 꺾였다"며 "두 곳의 전세 가격대가 비슷하다보니 수요가 분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전셋값도 영향을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길음뉴타운은 지난해 소위 '갭(gap)투자'가 유행한 지역으로 유명했다. 갭투자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고가의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뒤 차후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차익을 거두는 투자 방식이다.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 투자자들이 급매물 위주로 매입해 비싸게 전세를 내놓는 사례가 많았다"며 "최근에 집값이 떨어지니 투자자들도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로 전셋값을 조금씩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셋값이 내리긴 했어도 길음뉴타운 전세는 여전히 귀하다는 설명이다. 길음동 R공인중개소는 "1~10단지 1만4000여 가구 규모의 뉴타운인데 전세는 단지별로 1~2개 정도밖에 없다"며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이제는 물건이 더 귀해져서 전세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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