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산재 사망률을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특히 건설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포함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현장의 복합적인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규제 일변도의 접근이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필두로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는 초강력 대응으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만인율)을 현재 1만명당 현재 0.39명에서 203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29명으로 감축하는 게 목표다.
대책에는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된 기업에 대해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이 안전 관리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과징금이 오히려 사고 은폐 유인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 과징금은 영세 하청업체에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대형사에만 과도한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영업정지 요건을 강화해 '동시 다수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으로 확대하고, 영업정지 기간도 늘리기로 했다. 기업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은 원청·하청·발주처·근로자 등 다양한 주체가 얽혀 있다"며 "책임 회피를 위해 불법 하도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심사 기준에 안전 관리 요소를 반영해, 안전 관리가 부실한 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대해서는 금융기관이 서류와 지표에 치중하면 실제 현장보다는 형식적 안전만 강조되는 '쇼윈도 안전관리'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무리한 저가 수주와 공기 단축을 막기 위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는 조합원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된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금융 비용과 공사비 상승 부담은 조합원에게 돌아간다"며 "정부가 이를 어떻게 보전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 하도급에 대한 단속과 제재도 강화된다. 다만 저가 수주와 무리한 공기 단축이라는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불법 하도급은 더 음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산재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규제와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실질적 안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적정 공사비 가이드라인 마련, 하청업체 지원 등 병행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