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하루만의 재봉쇄 전말…"이란 정부·군부 '내분' 심화"

호르무즈 하루만의 재봉쇄 전말…"이란 정부·군부 '내분' 심화"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4.19 10:23

[미국-이란 전쟁]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지 하루만인 18일(현지시간) 재봉쇄한 것은 강경파 군부의 반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 군부가 전날 호르무즈 해협 일시 개방을 발표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성 불만을 표시한 데 정부의 의사결정이 번복되는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전쟁통에 이란 정부와 군부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탐 알안비야 이란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선의로 유조선과 상업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기로 동의했지만 미국은 이른바 '봉쇄'를 명목으로 해적 행위와 약탈을 계속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이전 상태로 되돌린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표에 맞춰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결정을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 조치 유지를 빌미로 하루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한 동안 유조선 12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 군부가 재봉쇄를 발표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이 잇따라 피격되는 등 해협 통항이 사실상 다시 봉쇄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호르무즈해협이 이날 저녁부터 폐쇄됐고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전에는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은 이날 자체 선전 매체인 세파 뉴스 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어떤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해당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군부는 아그라치 장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 직후부터 익명의 이란군 고위 관계자 명의로 국영방송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적과 연관되지 않은 선박이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란 강경 보수파와 군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도 아라그치 장관에 일제히 날을 세웠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외무장관의 예상치 못한 게시글과 뒤이은 트럼프의 초조한 허세가 동시에 터져 나와 이란 사회는 혼란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맹비난했다.

비판이 쇄도하자 이란 외무부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 결정은 외무부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에 기반한 결정으로 지난 8일 휴전합의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군부는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발표했다.

이란 정부와 군부의 이 같은 파열음은 지난 2월28일 전쟁 개시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부재와 맞물려 이란 지도부 내부 분열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구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이란 내부의 광범위한 분열이 드러나는 상황"이라며 "협상안에 대한 입장이 파벌마다 매우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미국과 2차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로 냉온탕을 오가는 심리전으로 편다는 해석도 나온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