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민간임대 규제와의 전쟁" 선포…비아파트 주택공급 활성화

김지영 기자
2025.10.01 13:03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등록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주택공급의 해법으로 비아파트 민간임대주택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제한(LTV 0%) 완화, 종부세·양도세 등 각종 세제 조정을 추진하고 서울주택진흥기금을 통한 민간임대리츠 지원, 건축규제 완화 등도 병행해 공급절벽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등록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시는 민간임대규제와의 전쟁에 나서겠다"며 "비아파트에 양질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민간임대를 통해 주택공급의 숨통을 틔워 무너진 시장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구체적인 민간임대주택 공급 목표치에 대해선 "정부가 얼마나 도와주냐에 달렸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지난해 2000호 수준으로 급감한 비아파트 착공물량을 활황기인 2015년 공급 수준인 3만6000호까지 회복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날 △금융지원 △건축규제 완화 △임대인·임차인 행정지원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 건의 등을 골자로 하는 '서울시 등록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정부, 집 여러 채 있으면 죄악시… 주택임대사업자 LTV 0% 완화 건의할 것"

서울시는 우선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에 적용되는 각종 금융 규제를 완화해 사업자들의 신규 진입과 투자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민간임대사업자 보증보험 가입 기준 완화를 요청한 데 이어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제한(LTV 0%) 완화 △비아파트 합산배제 공시가액 기준 상향 △6년 임대사업자도 장기보유 특별공제 부여 등을 추가 건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9·7 부동산 공급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LTV를 0%로 제한했다.

오 시장은 대출규제에 대해서는 "일반 다주택자와 민간 임대사업자를 구분하지 않은 조치로 이대로라면 민간 임대시장이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며 "서울시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제도개선 건의를 통해 서울 시민들이 양질의 임대주택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는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죄악시하고 사업자와 구분도 하지 않는다"며 "임대사업자들에 대해 각종 인센티브를 주면서 많이 짓도록 유도해야 주택을 많이 짓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민간 임대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 없이는 주택 가격이 안정화될 수 없다"며 "조만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만나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의 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최근 정부의 민간임대주택 주택도시기금 출자비율 감소분(14%→11%)만큼 서울주택진흥기금으로 민간임대리츠에 지원해 초기출자금 부담을 줄인다. 또 민간임대리츠 대출이자 중 2%를 지원해 안정적 운영을 유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기금 관련해 조례가 통과돼 다음달 운용계획안 수립하고 연말 전에 심의의결 되면 준비를 마치게 된다"며 "희망사항은 초기 출자금의 3% 내에서 탄력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주택기금은 10년간 순차 출자를 통해 2조원 규모로 만들 계획인 만큼 50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소규모 오피스텔 '건축 규제' 대폭 완화하고 '전세 사기 예방' 총력

서울시는 민간 임대사업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건축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소규모 오피스텔의 접도 조건을 기존 20m에서 12m로 완화해 건축 가능 부지를 확대한다. 간선변에서만 가능하던 오피스텔 건축이 보조간선변까지 늘리는 것으로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오피스텔 건축 시 건축위원회 심의 대상을 '30실 이상'에서 '50실 이상'으로 축소해 심의 없이 빠르게 건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신속인허가협의체'도 구성·운영한다. 자치구별 재량범위가 달라 발생하던 인허가 분쟁을 줄여 사업자 부담을 덜고 행정 절차 병행 추진으로 인허가 기간 자체를 줄이는 역할이다. 건축계획 사전검토제를 도입해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와 건축인허가 절차를 중첩 적용하고, 해체·굴토·구조 심의를 병행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아파트 시장 위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전세 사기 예방에도 앞장선다. 임차인이 전세 계약 전에 주택과 집주인에 대한 위험도를 확인하고 안전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전세 사기 위험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서비스는 오는 10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관리와 지원도 나선다. 지난 8월 발간한 '민간임대 업무편람'에 이어 임대 가이드라인 제정, 민관협의회 정례 운영 등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등록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세제 개편· 대출 규제 완화 등 효과 제한적일 것"

현재 서울의 등록 민간임대주택은 총 41만6000가구로 전체 임차주택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다세대·다가구,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가 80% 이상이다. 민간임대사업자는 9만8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민간임대주택이 주택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세제 혜택 축소, 단·장기 아파트 임대 폐지 등 정부의 잦은 정책 변경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임대주택은 청년과 1~2인 가구의 일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통한 민간 주도의 신속하고 빠른 공급으로 민간임대시장 병목을 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민간 임대 활성화 방안을 두고 다소 공급확대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서울시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 양도세의 합리적 조정은 민간 임대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임대공급을 유지 또는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어 빠른 임대주택 공급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고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완화 역시 단기적 공급확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도세, 종부세는 국세로 국세청의 소관이며 국회 입법이 필요하며 서울시는 직접 조정이 불가하고 대출 규제(DSR, LTV, 임대사업자 대출 제한 등)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부의 소관으로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대출 규제를 풀 수는 없다"며 "서울주택진흥기금 같은 시 차원의 보증, 이자지원 프로그램은 가능하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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