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 10조 넘은 '사전협상 공공기여'... 서울시 "강북전성시대 연다"

정혜윤 기자
2026.03.08 11:15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대규모 민간 개발을 통해 확보한 '사전협상 공공기여'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시는 이 재원을 강북 지역 기반 시설,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등에 투입해 '강북전성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8일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로 확보한 공공기여 규모가 지난해 연말 기준 누적 10조708억원이라고 밝혔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민간과 공공이 협상을 통해 도시 계획을 변경하고 개발 이익 일불을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제도를 말한다. 서울시가 2009년 최초 도입했고 전국 28개 지자체로 확산했다.

시는 사전협상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도 비활성화 권역 공공 기여율을 최대 50% 이내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조례 범위 내에서 비거주 비율도 완화할 수 있게 개선한다. 또 시는 상반기 중 비활성화 권역에 대한 선도 시업을 '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에 선정되면 사전 협상 대상지 선정 요건을 완화해 주고 공공기여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춰줄 방침이다.

시는 공공기여 현금 비중 확대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동남권 등 기반 시설이 충분한 지역은 필수 시설을 제외한 기부채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현금 공공기여는 기존 30%에서 최대 70% 수준까지 늘려 강북 지역으로 전략적 재배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기준 확보된 공공기여 중 현금은 약 2조5000억원(25%)이다. 도로·건축물·시설개선 등 기부채납 형식의 '설치 제공'이 약 7조5000억원(75%)을 차지한다.

현재 사전협상제도는 서울 전역에서 △준공 3개소 △착공 2개소 △결정고시 7개소 △협상완료 6개소 △협상진행 중 3개소 △대상지 선정 4개소가 있다.

동서울터미널 입체 복합개발, 서울숲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은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가 마무리돼 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올 초 사전 협상에 들어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도시·건축·교통 등 분야별 검토 과정을 병행하며 협상조정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 서초 롯데칠성, 동여의도 주차장 부지, LG전자연구소, 옛 노량진수산시장 등 사업성과 공공성을 갖춘 신규 사전협상 대상지도 올해 협상을 앞두고 있다.

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롯데칠성, LG전자연구소 등 핵심 대상지의 현금 공공기여가 확대되면 2037년까지 연평균 약 16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재원 확보, 규제혁신, 운영체계를 아우르는 사전협상제도 손질을 통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추진 중인 사업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도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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