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최대 5억' 확대, 공급 병목 푼다

김지영 기자
2026.06.25 04:03

서울시, 융자 지원 계획변경
비용 급등·대출 규제에 자금난… 전체일정 지연 '원인'
규모 무관 전체 정비사업 대상·금액 한도 '2억원' 상향
정부에 LTV한도 70%로 상향 건의… 사업성 제고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제9차 세미나에서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 - 보수가치의 회복과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가 정비사업 이주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정비에 속도를 낸다. 공사비 급등과 금융규제 여파로 지연된 재건축·재개발사업의 병목을 해소하고 공급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 '2026년도 서울특별시 주택공급 정상화 사업비 이주비 융자지원 계획변경 공고'를 냈다. 해당 공고에는 지난 4월 발표한 기존 계획에서 지원대상과 융자한도 등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전까지는 조합원이 500명 이하인 중소규모 정비사업 조합만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서울시는 이번 공고를 통해 서울시의 모든 정비사업 조합으로 지원대상을 넓혔다. 조합원별 융자한도도 종전 LTV(담보인정비율) 50% 이내, 최대 3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상향했다. 융자금리는 연 4.5%다.

이번 조치는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이전 재임기간에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지선 공약으로는 '압도적 주택공급'을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정비사업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긴 이주단계의 금융부담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금리상승과 대출규제 강화로 조합원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거주민들의 이주가 지연되고 그 때문에 사업 전체 일정이 장기간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이주비 확대를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사업추진 동력을 복원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시는 또 정비사업 추진절차 전반의 속도를 높이는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조합 의사결정 과정에 '전자동의 방식'을 도입, 사업 초기단계에서 발생하는 시간지연을 줄이고 행정지원을 강화해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조합의 내부갈등과 절차지연으로 수년간 사업이 멈추는 기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정부에 제도개선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시는 이주비대출의 LTV 한도를 현행 최대 50%에서 최대 70% 수준으로 확대하고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규제 완화, 용적률 규제개선 등을 통해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세제·도시계획 규제를 포괄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문제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이주비 지원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한 정비사업 지연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정책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지원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주비 확대가 사업추진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책적 일관성과 추가 규제완화 등이 뒤따라야 실제 착공, 공급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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