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케이블카 겨눈 재허가제…'소송 2차전' 불씨되나

남산 케이블카 겨눈 재허가제…'소송 2차전' 불씨되나

윤지혜 기자
2026.06.24 17:1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국토부 '궤도운송법' 하위법령 입법예고
재허가 기준 모호…지자체 입김 세질 듯
서울시-남산케이블카 2차전으로 비화하나

서울 남산 케이블카 운행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남산 케이블카 운행 모습./사진=뉴시스

남산 케이블카 독점 운영을 막기 위해 정부가 궤도운송법 하위법령 개정에 나섰다. 그러나 재허가 기준이 모호해 서울시와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간 소송 2차전으로 비화할 것이란 관측이 일찌감치 나온다. 특히 법조계에선 이번 법 개정이 특정 사업자를 겨냥한 소급입법에 해당한다며 위헌 소송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궤도운송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케이블카 등 궤도사업자는 재허가 신청시 재허가 기간 사업계획서, 안전관리 및 공익기여 실적보고서, 재무건전성 증명 서류, 부지·용지 사용 권한 증명서류 등 4종을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르면 운영기간이 20년이 넘은 궤도사업자는 2년 내 이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1961년부터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 중인 한국삭도공업도 적용 대상이다.

궤도운송법 개정 주요내용/그래픽=김지영
궤도운송법 개정 주요내용/그래픽=김지영

문제는 시행규칙에도 인허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특히 '공익기여'와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구체적인 정량지표가 불분명하다. 예컨대 케이블카 산업은 초기 자본지출(CAPEX)이 막대하고 투자회수 기간이 긴 만큼 일반적인 기업 기준으로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면 대다수 사업자가 부채비율 등에서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에서 조례로 기준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사업자마다 상황이 달라 구체적인 기준까지 법령에 담긴 어려웠다"라며 "법령은 기본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제시할 뿐 구체적인 적격성 판단은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이드라인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년 사업자, 2년 만에 보상 없이 쫓겨날 위기…위헌 가능성"

서울시는 현재 남산 곤돌라 사업을 두고 한국삭도공업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공원녹지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고 도시자연공원구역을 해제하자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를 상대로 도시관리계획결정 취소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개정안에 대해 위헌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기존 법에 따라 허가받은 사업 운영권을 신설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진정소급입법(과거 종료된 사실˙법률관계를 신법으로 제한)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헌법 제13조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진정소급입법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상 위헌으로 인정된다.

원칙상 허용되는 부진정소급입법(현재 진행 중인 사실˙법률관계를 신법으로 제한)으로 인정되더라도 위헌 판단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20년 이상 운영해온 사업자가 단 2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처한 점, 허가 취소시 케이블카 시설·부지에 대한 보상책이 전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업자의 피해가 공익보다 더 크다고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입법 목적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기존 사업자의 이익과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는 위헌규정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윤지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