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침해… 보상 아닌 보존" 서리풀2지구, 행정소송 움직임

남미래 기자
2026.06.25 04:02
2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서 열린 반대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구조물 위로 올라가 시위 중이다./사진=뉴시스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2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소송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성당 측과 송동·식유촌마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4일 우면동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달 중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반대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우면동성당 측과 원주민들은 정부의 서리풀2지구 지정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수용·철거대상에 포함됐고 주민의 재산권과 종교의 자유, 주거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백운철 우면동성당 주임신부는 "지난 15일부터 성당과 마을의 강제수용에 반대하는 집회를 시작했고 이날부터는 성당 앞에 8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해 시위를 이어간다"며 "주민의 기본권 침해와 환경·문화유산 보호문제 등을 쟁점으로 이달 중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정부가 서초구 원지동·신원동 일원의 1지구 1만8000가구와 우면동 일원의 2지구 2000가구를 연계해 총 2만가구 규모의 직주근접형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서리풀2지구를 신규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단축을 통해 착공시기를 2년 이상 앞당긴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리풀2지구에 포함된 마을주민과 성당 신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백 신부는 "성당 신자 4000명과 마을주민의 약 90%가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서리풀2지구의 환경보전 가치가 높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했다. 이 일대는 약 50년간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다.

송동마을 비대위 부위원장인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략환경영향평가 조사에서 참매, 새매,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 7종이 확인됐다"며 "50년 넘게 환경보호를 이유로 주민의 권리행사를 제한해놓고 이제와서 훼손돼 보전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공공개발 대상지로 지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리풀1지구보다 면적이 훨씬 작은 2지구에 20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 고밀도 개발을 전제로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리풀지구 공공개발 계획에 따르면 서리풀1지구의 면적은 전체 서리풀 공공주택지구의 약 91%에 달한다. 2지구의 면적은 9% 규모다.

마을주민인 최홍규 비대위원장은 "전체의 10분의1도 안되는 면적에 2000가구를 짓겠다는 것은 30~40층 높이의 고밀도 개발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성당과 마을, 우면산 자락의 생태축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유산 훼손우려도 제기됐다. 성 교수는 "서리풀2지구 전체는 개발 전 표본조사가 필요한 매장유산 유존지역"이라며 "단종의 장인·장모묘역으로 추정되는 곳도 개발대상지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과정에서 문화재가 확인돼 정밀 발굴조사로 전환되면 사업기간과 비용이 늘어나 정부가 추진하는 신속공급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면철거가 아닌 성당과 마을을 보전하는 '존치형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존 주택을 보존하고 나머지 부지를 저층 주거단지나 R&D(연구·개발)시설 등으로 개발한 우면동 성촌·향촌마을 방식이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 신부는 "우리는 보상이 아니라 보존을 원한다"며 "성당과 주민 주거지역을 제외한 곳에 저층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등 정부의 공급목표와 주민의 생존권을 함께 살리는 상생개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지구뿐 아니라 서리풀1지구 주민들도 정부의 개발방식에 반대했다. 서리풀1지구 주민들은 원주민 재정착 대책과 적절한 보상안, 주민 의견수렴 절차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공공개발이 추진된다며 사업계획 재검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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