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동산 시장 안정, 공급이 가장 중요"…정부에 8대 과제 건의

김지영 기자
2026.07.14 14:30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시가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 관련 제도 전환을 공식 건의했다. 시장 기능 회복과 공급 기반 확충 없이는 가격 안정과 주거 부담 완화 모두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오전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3개 분야 8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건의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흐름과 정책 효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서울시는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에 한계가 뚜렷하며 오히려 공급 위축과 임차시장 불안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시장 기능 회복과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건의안은 △민간정비사업 △민간임대 △세제 등 3개 분야로 구성됐다. 정비사업 정상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민간임대 기능을 복원하며 세제 부담을 완화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민간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사업 추진 여건 개선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주비 대출비율(LTV)을 현행보다 상향해 70%까지 확대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해 거래 경직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담았다. 또 민간정비사업의 법적 상한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고 공급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간임대 분야에서는 시장 내 임대 공급 축소를 막기 위한 제도 복원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매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적용을 통해 임대사업자의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중장기 임대 공급 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 부담 완화를 통한 시장 안정 유도에 방점을 찍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현행 유지해 장기 보유자의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물가 상승을 반영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건의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6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종합 점검하고 정책의 효과와 한계는 물론 시장에서 나타난 부작용도 함께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자체 분석한 매매·전세·월세 시장 동향을 토대로 현 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6년 5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됐음에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가격 상승은 강남권을 넘어 영등포·강서·관악·동작·성북·성동구 등 외곽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세시장 불안도 심화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8% 상승해 최근 11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갱신계약 비중은 올해 6월 55.4%까지 확대되며 주거 이동이 위축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월세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며 부담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같은 기간 6.6%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월세 부담이 급증하면서 청년과 1인 가구의 주거비 압박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현장 체감도 역시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청년·신혼부부·1주택자·장기임대사업자 등 다양한 계층이 현장에서 겪는 정책 피해 사례도 제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 원룸 월세가 최대 두 배 가까이 상승했고 청년층의 부채 증가 주요 원인으로 주거비가 지목되고 있다. 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의 경우 수백 대 일 경쟁률이 나타나는 등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뚜렷하다. 중장년층에서도 이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들이 단기적 시장 변동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시장 기능을 위축시키고 공급 부족과 임차시장 불안을 동시에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시장은 "공급이 뒷받침돼야 시장이 안정되고 청년과 서민도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며 "주택정책은 국민 삶과 직결된 만큼 이번 건의가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해당 건의안을 공식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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