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내외의 자택이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일대에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셀러 파이낸싱'(매도인 대출) 형태의 거래가 다수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머니투데이가 최근 3개월(4월 23일~7월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하는 '근저당권 설정' 방식의 매매가 전체 거래의 약 3분의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양지마을에서 체결된 아파트 거래 총 144건 가운데 시스템상 동·층 정보가 공개되고 거래금액이 15억원 이상인 거래 30건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한 결과 9건(30%)에서 매도인이 매수인을 상대로 대규모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 자택 매각과 유사한 형태의 거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양지마을 금호1단지 자택을 29억원에 매각하면서 매수인에게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인이 오는 10월까지 기존 주택을 처분해 잔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준 셈이다. 매수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양지마을에서는 이런 거래가 상당히 많다"며 "특별한 사례가 아니디"라고 설명했다.
실제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대통령의 거래 전부터 매도인 대출이 활발했고 근저당 설정 금액은 최소 1억원에서 최대 20억9000만원에 달했다. 일부 거래에서는 매도인 근저당과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함께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A아파트는 23억원에 거래되면서 매매가의 약 90%인 20억90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금액과 비율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매가의 10분의1만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모두 셀러 파이낸싱으로 채운 셈이다. 이어 이 대통령의 사례가 근저당 설정 금액 기준으로는 두번째로 높았다. 다만 매매가 대비 근저당 금액 비율 기준으로는 거래가 15억2000만원 중 11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B아파트(약 76%)가 더 높았다.
현행 대출 규제에 따라 5억~25억원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매도인 대출로 규제를 우회하는 형태의 거래도 늘고 있다.
양지마을에서 매도인 대출이 특히 활발한 이유는 이달 말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 이후에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 만큼 매수인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서둘러 소유권을 이전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아파트를 넘긴 매도인의 대부분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예외 요건인 '10년 이상 보유 및 5년 이상 거주'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법률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이 같은 '준소비대차 계약'이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준소비대차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매수인의 잔금 채무를 대여금 채무로 전환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집값이 빠르게 오르지만 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잔금 지급 전 소유권을 먼저 이전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며 "이 같은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별도의 이자 약정 없이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준 경우에는 무상으로 받은 이익에 대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