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면 돼" 대출 막혀도 강남 집 턱턱…'현금 부자'만 웃은 갈아타기

윤지혜 기자
2026.07.29 04:15

강남3구, 은행 대출 서울 평균의 '절반'
주식·채권 매각대금 서초>용산>강남>송파 순

올 상반기 자금조달계획서 분석/그래픽=이지혜

올 상반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주택 매수자 중 상당수가 예금이나 주식·채권을 처분해 주택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보유자산 비중이 높은 계층을 중심으로 '상급지 갈아타기'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25개 자치구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강남3구에서 총 8494건의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됐다. 이들이 매수한 주택의 거래금액은 총 14조8156억원으로 건당 평균 거래금액은 17억4425만원이었다. 이는 서울 평균인 9억3201만원보다 87%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제 여파 속에 강남3구 주택 매수자들의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서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0·15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에서는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강남3구 주택 취득자금 중 금융기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3%로 서울 평균(22.5%)의 절반에 그쳤다.

서울 자치구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율/그래픽=이지혜

대출 부족분은 예금 인출과 주식·채권 매각 등으로 채웠다. 올 상반기에만 1조9709억원의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강남3구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다. 강남3구의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13.3%로, 서울 평균(7.9%)보다 5.4%포인트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의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이 1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용산구(15.2%), 강남구(14.7%), 송파구(10.7%), 성동구(9.4%), 영등포구(9.1%) 등의 순이었다. 반면 구로구(2.8%), 노원구(2.9%), 금천·도봉·중랑구(각 3.0%) 등은 비중이 낮았다.

강남3구에서는 기존 부동산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의 비중도 서울 평균보다 1.5%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처음 보는 규제 온다…강남3구 긴장"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 강남 주택시장에 쏠린다. 상반기 강남 주택 매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했던 주식시장이 하반기 들어 변동성이 커지고 수익률 기대도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을 겨냥해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핀셋 규제를 예고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증시가 주춤한다고 해서 자금이 곧바로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함께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초고가 주택 핀셋 규제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하반기 강남 주택시장은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도 박스권에서 보합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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