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80만원 내느니 내 집 마련"…청년 주거 지원 3종 세트 나온다

김미루 기자, 홍재영 기자, 백지현 기자
2026.08.14 05:40

[8·13 부동산 대책] ③

"청년들 월세 낼 돈으로 오피스텔 사라"…2.5억짜리 사면 2억 빌려준다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 '청년미래보금자리론'/그래픽=김지영 기자

매달 80만~100만원씩 월세를 내는 청년이 비슷한 수준의 원리금 부담으로 2억원대 오피스텔을 살 수 있도록 정책모기지가 신설된다.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론 소득요건은 현행 8500만원에서 부부 중 1인 기준 7000만원 이하로 문턱이 낮춰 '결혼 페널티'를 없애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자가·반전세 및 월세·전세 등 청년의 주거 형태에 맞춘 '청년 주거 지원 3종 세트'를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핵심은 연 3조원씩 2년간 한시 공급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대상은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으로 우선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에 적용한다. LTV는 최대 80%를 인정하기로 했다. 소득요건은 연 7000만원 이하다.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3%대 수준의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2억5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살 때 LTV 80%로 2억원을 빌리고 30년 만기, 연 3.0% 금리를 가정하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약 85만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LTV 우대혜택은 유지된다. 현행 일반 보금자리론은 생애최초 혜택을 이용하면 이후 해당 우대혜택이 소멸하지만 새 상품은 이를 남겨둔다. 청년이 소형 비아파트를 매수했다가 향후 집을 팔고 더 큰 아파트 등을 구입할 때 다시 생애최초 LTV 우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취지다.

반전세·월세 청년을 위해서는 전세대출과 월세대출을 함께 보증하는 상품을 내년 1월 출시한다. 월세대출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바꿔 불필요한 이자 부담을 줄인다. 기존 만 34세 이하인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대상은 만 39세 이하로 넓히고 신혼·유자녀 가구의 대출한도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한다.

◆ 부부 중 1명 연소득 7000만원 이하면 '보금자리론' 받는다

결혼 페널티 전후 비교/그래픽=김지영 기자

혼인으로 정책대출 이용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결혼 페널티'도 손본다. 현재 보금자리론 소득요건은 미혼의 경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반면 신혼부부는 부부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다. 오는 10월부터는 기존 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 요건과 함께 부부 중 한 사람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로 합산소득 기준을 넘더라도 한 사람의 소득이 기준 이하라면 대출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생애최초 LTV 인정범위도 넓힌다. 지금은 과거 매매·상속·증여 등으로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있으면 생애최초 LTV 우대를 받을 수 없지만 이달 31일부터 미성년 당시 주택 지분을 상속받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외를 인정한다.

청년의 미래 소득을 반영해 DSR 대출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도 실제 활용되도록 손본다. 현재 무주택 청년 근로자는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를 받을 때 장래소득을 반영할 수 있지만 금융회사 자율사항이어서 활용도가 낮았다. 앞으로는 은행이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적용하면 대출한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차주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신혼부부 합산 소득에 막혔던 정책대출..."1명만 기준 맞아도 된다"

정부가 혼인신고 이후 청약·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줄인다. 신혼부부의 소득·자산 요건을 완화하고 역세권 등 우수 입지에는 다양한 소득계층이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한다. 청년층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춘 공공분양 모델을 도입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하는 안심신탁사업도 연내 시범 추진한다.

◆ 신혼부부 청약·대출 등…소득요건 완화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청약과 정책대출, 공공임대 입주 자격 등에 적용되는 신혼부부 소득 기준을 완화한다. 혼인신고 이후 부부 합산소득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청약이나 대출에서 불리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우선 결혼 전 승인받은 전세대출은 혼인 이후 부부 합산소득이 기준을 초과하면 0.3%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었지만 이를 0.15%포인트로 낮춘다. 공공임대 등에서 적용하는 신혼부부 소득 기준도 미혼 청년의 2배 수준으로 상향한다. 지금까지는 신혼부부 소득 기준이 미혼 1인 가구 기준의 2배에 미치지 못해 혼인 전에는 입주할 수 있었던 주택에 결혼 후에는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책대출의 소득 요건도 손본다. 현재는 혼인신고 이후 부부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지만 앞으로는 신혼부부 가운데 한 명이라도 일반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을 허용한다. 일반 소득 기준은 보금자리론 7000만원, 디딤돌대출 6000만원, 버팀목대출 5000만원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전용 구입자금 대출도 같은 방식으로 개편한다. 현재 미혼 1인 가구와 신혼가구 모두 가구당 연소득 7000만원 이하를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소득이 7000만원 이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혼인신고로 주거 지원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를 개선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를 통해 "우리 청년들이 국가의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결혼으로 발생하는 제도상 불이익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주요 결혼 페널티 개선 방안(올 하반기 시행 예정)/그래픽=이지혜

◆ 역세권에 '보편형 공공임대'…청년엔 초기 분양대금 낮춰

공공임대주택에는 새로운 유형인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도입한다. 기존 공공임대가 저소득층 주거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보편형 공공임대는 우수한 입지와 민간주택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다양한 소득계층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남양주 왕숙 S-10, 인천계양 AC2-1 등 3기 신도시 역세권과 서울 도심 등에 공급한다. 기존 2베이 위주의 설계를 3베이로 개선하고 마감재도 고급화한다. 전체 물량의 50% 이상은 무주택 청년층에, 나머지는 무주택 일반 가구에 공급한다. 기본 거주기간은 6년이지만 출산할 때마다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는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청년층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공분양 방식도 다양화한다. 공공분양 물량의 15% 안팎을 지분적립형 또는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해 안정적인 소득이 있지만 자산 축적이 부족한 20·30대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 올해 4분기 분양 예정 물량부터 일부 단지에 일반분양과 지분적립형을 섞은 모델을 적용하고 수익공유형 도입도 추진한다.

전세사기 위험을 낮추면서 임대인의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안심신탁사업'도 하반기 시범 추진한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전월세안정화기구에 예탁하면 임차인은 전세 형태로 거주하고, 임대인은 기구가 운용한 투자수익을 월세 형태로 받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보증금 반환 위험을 낮추고 임대인은 연체 위험 없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반기 장사 접나 했는데'... 금융권, PF규제 완화에 숨통 트이나

금융권 부동산PF 익스포저/그래픽=김지영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하면서 금융권에서 대출 공급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원래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규제로 다룰만한 사업장이 많지 않았었던 터다. 다만, 사업성에 대한 보수적 심사 기조는 유지할 방침이라 PF 대출 실행이 가파르게 올라오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종합대책'에 따르면 주거사업장에 한해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미뤄진다. 당국은 PF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사업비 대비 시행사가 투입하는 자기자본 비율 하한을 내년부터 5%로 적용하고 2030년까지 20%로 올릴 방침이었다.

금융당국이 해당 규제를 완화한 건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동안 부실 PF 정리에 집중해 왔지만 앞으론 정상사업장에 유동성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금융권 PF 익스포저 규모는 올해 3월말 169조8000억원으로 2023년 12월말(231조1000억원)에서 26% 줄었다.

그동안 주거형 PF 참여가 미진했던 은행권에선 이번 규제완화로 PF 대출 여력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시행되는 규제를 충족하는 PF 사업장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탓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PF 딜의 전체적인 파이 자체가 줄다 보니 연간 목표치를 세워놓고도 하반기 영업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었다"며 "규제 완화로 은행에서도 다룰만한 딜이 많아질 것"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주거사업장 PF 투자 여력은 확대될 것"이라며 "입지, 분양률, LTV 등 다른 변수도 있기에 얼마나 여력이 커질진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동시에 건전성 우려도 나온다. 여전히 보수적인 심사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사업 안정성이 취약해질 수 있는 부담으로 인해 PF 대출 공급이 가파르게 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부담이 작고 사업성만 좋다면 검토할 여지는 커지겠지만 여전히 부실 케이스가 많다보니 은행들이 얼마나 리스크를 지려고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한시 유예하는 조치가 추가 부실요인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상대적으로 건전성 부담이 덜하고 주택공급 촉진이 시급한 현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 유예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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