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행 티켓 된 '해외건설 특공' 손본다

정혜윤 기자
2026.10.28 04:07

국토부, 취지맞게 선정기준중 '근로기간' 배점 상향 검토
국감서 '특혜' 지적에 추천기관 의견외 자체 검증도 추진

해외건설 근로자 특별공급 제도 및 배점기준/그래픽=임종철

정부가 고가 아파트 당첨 쏠림으로 논란이 된 해외건설 근로자 특별공급(이하 특공)의 선정기준을 손질한다. 장기 해외근무자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도록 근무기간 배점비중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 근로자 특공 근무기간 배점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근무기간 배점을 현행 50%에서 더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근로자 특공 도입취지에 맞게 해외근무 기간에 좀더 비중치를 두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정폭과 시행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건설 근로자 특공은 중동 건설붐이 일던 1978년 해외건설 진출과 외화획득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장기간 해외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주거혜택을 제공해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진출을 측면지원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존 규정의 '해외에서 1년 이상 취업한 근로자'라는 표현을 두고 혼란이 불거졌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현장에 파견한 근로자도 특공대상에 해당하는지 해석상 혼선이 빚어진 것. 신청실적조차 많지 않아 제도가 한동안 유명무실해지기도 했다.

제도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23년부터다. 해외건설업계는 해외현장의 인력난과 근로자들의 해외파견 기피를 이유로 제도의 활성화를 요구했고 이에 국토부는 2023년 7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대상 표현을 '취업한 근로자'에서 '근무한 근로자'로 바꿨다. 국내 건설사 소속으로 해외에 파견된 근로자도 대상에 포함되도록 한 것이다.

같은 해 9월 해외건설협회가 세부 추천규정을 마련하면서 제도운용이 다시 본격화했다.

특공 추천은 해외근무 기간, 자녀수, 연령 등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현행 배점은 총 100점으로 해외근무 기간(최대 50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10년 이내 해외근무 기간에 1개월당 1점을 부여해 50개월이면 만점을 받는다.

또 미성년 자녀가 2명 이상이면 10점을 주고 이 중 영유아 자녀가 있으면 5점이 추가된다. 34세 이하 근로자도 연령항목에서 15점을 받는다. 해외근무 기간이 짧더라도 자녀수와 연령 등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추천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현행 배점표는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근로자 주택특별공급 추천규정'에 담겼다. 이 규정은 국토교통부령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36조 제9호를 근거로 한다.

해외건설 근로자 특공의 형평성 논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장경태 의원은 해외건설 근로자를 지원하려던 제도가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아파트를 받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제도보완 사항을 다시 검토하고 추천기관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체 검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해외건설 근로자 특공 당첨자 46명 가운데 33명(약 72%)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에 당첨됐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특공 8가구에 해외건설협회가 8명을 추천해 모두 당첨됐다.

이 가운데 2명은 해외근무 기간 배점 만점 기준인 50개월을 채우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부서와 협의를 거쳐 근무기간의 최대 배점을 얼마나 더 높일지, 다른 항목의 점수를 조정할지 등 구체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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