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매출 66억'으로 JYP 인수?…'넥스로크' 실체 따져보니

단독 '연매출 66억'으로 JYP 인수?…'넥스로크' 실체 따져보니

김건우 기자, 송정현 기자
2026.10.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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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JYP Ent.(38,100원 ▲2,100 +5.83%)(이하 JYP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넥스로크 그룹(The NEXROC Group)'과 'SVCV'의 연간 매출규모가 최대 66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이들이 내세운 법적 모체는 수십만원의 세금을 내지 못해 1년 전 법인 자격이 박탈된 상태인 데다 미국 증권당국에 신고한 자금조달 신고서에는 투자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자금력과 실체를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EDGAR)에 따르면 넥스로크의 공시 주체인 'NEXROC SVCV, Inc.(구 SVCV Group Inc.)'가 지난 20일 제출한 사모조달 신고서(Form D)에 기재된 연간 매출규모는 '100만~500만달러(약 13억~66억원)' 구간에 불과했다. 연매출 수십억원에 그치는 소규모 비상장 법인이 시가총액 1조5000억원대 코스닥 대형 상장사를 상대로 약 7500억~8000억원에 달하는 M&A(지분 50% 인수)를 선언한 셈이다.

자금조달 내역 역시 의구심을 더한다. 회사는 10월 공시에서 5000만달러(약 663억원)를 조달했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정작 자금을 댄 투자자 수(Number of Investors) 항목에는 '0명'으로 적혀 있다. 앞서 9월 18일 접수한 2500만달러(약 331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공시에서도 투자자 수는 0명이었다.

서류상으로는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고 신고하면서도 정작 투자자는 밝히지 않은 것이다. 사전 심사 없이 접수 즉시 공시되는 Form D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자금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델라웨어 등록원부 떼보니…세금 79만원 체납에 '자격 박탈'

회사의 법적 실체 역시 사실상 소멸 상태다. 미국 델라웨어주 국무부의 법인 등록 원부에 따르면 넥스로크의 모체인 'SVCV GROUP INC.'의 법인 상태는 '자격 박탈(Forfeited)'로 명시돼 있다.

원부상 제출 이력을 보면 이 법인은 2024년 4월 11일 설립 당시 1페이지 분량의 주식회사 설립 서류(Stock Corporation)를 낸 것이 전부였다. 이후 매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연례 보고서는 한 번도 접수하지 않았다.

법인 설립 대행을 맡았던 하버드 비즈니스 서비스마저 2025년 9월 16일 '후임 지정 없는 등록대리인 사임서'를 주정부에 제출했다. 결국 새 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하면서 2025년 10월 16일 자로 법인 자격이 최종 박탈됐다. 주정부 세금 595.04달러(약 79만원)도 납부하지 않았다.

또한 넥스로크는 스스로를 '일본 금융사'로 소개해 왔으나, 일본 국세청 법인번호 공표 사이트나 금융청(FSA)에 등록된 법인 및 지점 등기는 확인되지 않는다.


호주서도 '대상 미공개' 인수 발표…전화 걸자 日 불통

넥스로크의 인수 예고는 JYP가 처음이 아니다. 넥스로크는 이달 초 미국과 호주의 상장 생명보험사 각 1곳에 대해서도 공개인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과 비공개 협상을 진행해 다음달 10일까지 공개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대상 기업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호주증권거래소(ASX)에 관련 공시를 낸 상장 생보사는 없는 상태다.

현지에서는 넥스로크가 제시한 시한인 11월 10일 이후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회사법 제631조는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개인수를 공표해 놓고 2개월 이내에 실제 청약을 진행하지 않거나, 자금조달 능력 없이 허위 발표를 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로크가 공표한 일정대로 실제 공개매수에 착수하지 못할 경우 시장 교란에 따른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JYP엔터 인수 예고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넥스로크와 SVCV는 지난 26일 국내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준주가 대비 30% 프리미엄을 적용해 JYP엔터 발행주식의 25~50%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20일 개시를 목표로 인수의향서(LOI)를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JYP엔터 측은 "지분 인수와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보도자료에 명시된 넥스로크 측 일본 도쿄 사무실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회사 대표번호로 연락하라"고 안내할 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취재가 가능한 담당자와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미국 대표번호 역시 신호음 없이 "현재 전화를 연결할 수 없다"는 음성 안내만 나왔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는 언론 보도가 아니라 거액의 자금 예치 증빙(은행 잔고증명서)을 갖춰 금융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라며 "해외 현지 법적 지위나 자금조달 실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구체적 증빙 없이 상장사 인수를 잇따라 공언하는 행태는 단기 주가 변동을 노린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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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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