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M 엥글-산은 이동걸, 실사 항목 등 합의…실사 급물살

변휘 기자, 세종=최우영 기자
2018.02.21 20:53

(종합)이동걸 회장-엥글 사장, 1시간30분 면담…양측 '공감'에 실사 개시 빨라질 듯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을 면담한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탄 캐딜락 차량이 취재진을 따돌리고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박상빈 기자

GM과 KDB산업은행(산은)이 한국GM에 대한 실사 범위와 경영 정상화 원칙 등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양측은 실무협의를 통한 미세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실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와 산은이 한국GM에 대한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정확한 실사를 요구해온 만큼 일단 큰 산 하나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을 찾아 1시간반 가량 이동걸 회장과 면담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이 회장이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정확한 실사를 요구하자 산은이 앞서 GM과 실무협의 때 제시한 실사 리스트의 모든 항목에 대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실사 리스트는 산은이 실사를 통해 들여다 봐야 한다고 요구한 항목으로 △한국GM의 높은 매출원가율(93.2%) 산정내역 △GM 차입금에 대한 연 5% 안팎의 고금리 부과 △한국GM이 본사에 송금한 불합리한 업무지원비 △GM이 제시한 신규투자 등 경영개선계획의 타당성 등 그간 쟁점이 됐던 내용을 모두 포함한다.

이 회장은 실사 리스트에 대한 엥글 사장의 확답과 함께 △기존 손실은 대주주 책임이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며 △한국GM의 장기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는 경영 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3대 원칙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엥글 사장은 “공감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논의에서 양측은 한국GM 실사의 큰 틀은 합의를 마쳤으며 향후 실무협의를 위해 미세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실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양측의 실무협의에서는 실사기관으로 삼일PwC를 선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따라 실효성 있는 실사를 위해 남은 변수는 GM이 엥글 사장의 말처럼 실제 실사 과정에서도 적극 협조할지 여부다. GM이 실사 리스트에 동의했다 해도 실제 실사에서는 각 항목마다 ‘겉핥기’식 정보만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정부와 산은 내부에선 GM이 이전처럼 영업비밀이나 관련 법·규정 등을 핑계로 자료 제공을 거부할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삼일PwC는 지난해에도 산은의 주주감사권 행사를 담당했지만 자료 요구를 대부분 거절당해 최종보고서도 작성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한편 실사 기간은 3∼4개월쯤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곧바로 실사가 개시된다 해도 한국GM에 대한 정부의 최종 지원 결정은 5∼6월은 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정부와 GM은 한국GM의 생사에 대한 원칙적인 수준의 공감대를 이룬 뒤 실사가 마무리되면 또 다시 한국GM에 대한 지원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실사 결과를 명분으로 삼아 GM의 지원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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