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의 현실···선규제 후편입, 공무원식 발상

김세관 기자
2021.02.21 09:56

[MT리포트-비트코인 2017 vs 2021]

[편집자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2017~2018년의 열풍이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 들면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반면 실체 없는 거품이라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은 국제기준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제도화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관계자가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범위 규정과 의무 등을 부과하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한 말이다. 금융당국을 포함한 우리 정부가 현재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가 마련 중인 가상자산 관련 규제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특금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오는 3월 말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국내 거래소에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한다. 시중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반드시 맺어야 한다. 현재 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4개에 불과하다. 향후 법을 지키기 위한 허들이 낮지 않다.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 가상자산에 세금도 부과된다. 가상자산을 팔아 차익이 연간 250만원을 넘으면 20%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근로소득이나 이자소득, 금융소득도 아닌 ‘기타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 가상자산의 법적 위상을 상기시킨다. 강연비나 복권 당첨금처럼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한 우발적인 소득과 가상자산 소득이 같다는 얘기다.

결국 규제는 하지만 가상자산을 ‘금융’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산업’으로 아직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의 정부가 현재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입장이다.

물론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특금법 개정 과정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경제적 가치가 있는 ‘가상자산’으로 정의했다. 거래가 가능한 무형의 자산으로까지는 수긍해 준 것이다. 2018년 법무부 수장이었던 박상기 장관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시각의 변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더해 전세계적으로 확장돼 가고 있는 가상자산의 위상에 맞게 제도권으로 끌어안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화폐까지는 아니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금융자산 혹은 투자자산으로 인정하고 제도권으로 이미 편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가장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이석우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상적이라면 업권을 정의하는 ‘업권법’이 먼저 나와야 하는데 특금법 개정안처럼 업계를 규제하는 법이 먼저 생기게 됐다”며 “가상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적 정의가 있어야 산업이 산업다워지고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황 연구위원도 “가상자산을 기존 제도권 금융권에서 양성화하는 방향을 조심스럽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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