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그룹의 마일리지 관련 부채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대한항공(25,050원 ▼200 -0.79%)과 아시아나항공(6,870원 ▼10 -0.15%)이 특별기 운항 등 소진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통합안 승인이 지연되면서 소비자의 마일리지 운용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대한항공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5,050원 ▼80 -1.56%), 에어부산(1,443원 ▼5 -0.35%)이 6월 말 연결재무상태표에 인식한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4조675억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고객에게 지급한 마일리지의 가치를 바로 매출로 잡지 않고 부채로 쌓아둔 금액이다.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 등에 마일리지가 사용되면 매출로 전환된다.
4개 항공사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024년 말 3조5368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7818억11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3조8676억6200만원, 2분기 말에는 4조675억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2856억9500만원 늘어 지난해 말보다 7.6%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하면 4295억6800만원, 11.8% 늘어난 규모다.
2분기 증가분은 대한항공 스카이패스가 주도했다. 대한항공 별도재무제표에 반영된 스카이패스 이연수익은 1분기 말 2조9321억6200만원에서 6월 말 3조1198억5500만원으로 1876억9300만원 늘었다. 그룹 전체 2분기 증가액의 93.9%다. 대한항공 단독 잔액은 그룹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마일리지 소진책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김포-제주 노선에 일반석 140석 규모의 마일리지 특별기 20편을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할인 프로모션 '마일리지 나우'를 이어가고 제주 노선 마일리지 전용기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개별 항공사 차원의 단기 소진책과 별개로 통합 이후 적용할 마일리지 운영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통합안에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 후 10년간 별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스카이패스로 전환하면 탑승 마일리지는 1대1,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아시아나 1마일당 스카이패스 0.82마일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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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서비스 공급 관리 방안 등이 미흡하다며 보완을 명령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22일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200일 넘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통합안 지연은 소비자의 마일리지 적립·사용 계획에도 영향을 준다. 신용카드 결제나 항공편 탑승, 이른바 '마일런'을 통해 장기간 마일리지를 모으는 소비자는 현재 보유분을 사용할지 전환 때까지 유지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승인 대기 기간에도 마일리지가 계속 쌓이는 만큼 보너스 좌석 공급이 함께 늘지 않으면 통합 이후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항공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통합안이 승인되더라도 실제 제도 시행까지는 전산 시스템 개발과 데이터 이전, 오류 점검, 고객 안내 등에 필요한 준비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승인이 늦어질수록 통합 항공사 출범 전 준비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지는 셈이다. 마일리지 부채가 계속 불어나는 가운데 승인 지연까지 장기화하면서 통합 이후 제공할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물량, 제휴 사용처를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