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새 주인, 산은과 신경전…'회생계획 인가' 남았다

김남이 기자
2021.10.30 08:00

[이슈속으로] 쌍용차 자산 2조원 담보로 대출 구상...정작 산은은 "담보 의미 없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하 에디슨모터스)이 쌍용자동차 M&A(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아직 '회생계획 인가'라는 큰 산이 남았다. 에디슨모터스는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쌍용차가 가진 2조원의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 체결 기한을 늘려 달라고도 했다. 2주간의 정밀 실사 후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가 31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채권단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승인 받는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회생계획안은 채권단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인가된다. 마힌드라가 인수하기 직전인 2009년 회생절차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채권단이 회생계획을 반대해 결국 법원이 강제인가를 내렸다.

회생계획에서 중요한 건 채무 변제 계획이다. 쌍용차에 3자배정 유상증자로 투입되는 3100억원의 자금은 우선 2550억원 규모의 회생담보권 변제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의 청산가치(9824억원)가 회생담보권보다 크기 때문에 회생담보권은 대부분 갚아야 한다.

남은 자금으로는 529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 변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회생채권의 경우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출자전환, 거치기간 후 상환 등의 방식으로 변제할 수 있다. 변제율이 낮을수록 인수자에 유리하고, 채권단에 불리하다. 지난 회생절차에서 채권단의 반대에 부딪힌 것도 낮은 변제율때문이었다.

결국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3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지급되지 않은 임금 등의 공익채권을 고려하면 최소한 1조원 이상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에디슨모터스도 1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강 대표는 인수 후 2차 유상증자를 통해 4900억~5300억원을 투입하고, 7000억~8000억원을 금융권에서 끌어오겠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된 건 산은에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부분이다. 회생계획안이 제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산은에 손을 벌린 데 대해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은도 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산은 대출'을 계속 언급하면서 자금을 반드시 지원해야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 자산, 담보 가치는 적어...이동걸 회장 "담보, 전혀 의미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 대표는 대출 담보로 2조원 규모의 쌍용차 자산을 언급하기도 했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채무가 변제돼 건전 자산으로 거듭나는 만큼 충분한 담보 가치가 있다고 했다. 쌍용차의 자산 중 비유동자산의 규모는 1조4650억원이고, 이 중 대부분이 공장, 토지 등 유형자산이다.

문제는 금융권이 쌍용차의 담보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 정도 담보 가치가 인정됐다면 이미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전에 쌍용차에서 자금을 조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이 담보 가치보다는 상환 능력에 방점을 찍고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담보가액이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산은은 쌍용차에 이미 1900억원의 대출을 해준 상태다. 산은이 해당 차입금을 빌려주는 대신 4000억원 규모의 담보를 설정했으나 현재는 의미가 없다는 게 산은의 판단이다. 이미 회생절차가 진행되면서 담보의 의미도 퇴색된 상태다.

산은은 담보보다는 사업계획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있어야 추가적인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업의 회생가능성, 사업성 여부가 중요한 것이지 담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필요하다면 담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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