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온' 인수한 KBI그룹, 상상인저축은행도 품는다

이창섭 기자, 김건우 기자
2025.10.31 10:30

상상인저축, 우리금융·OK금융과 매각 협상 실패 이후 새주인 찾아
7월 라온저축 품은 KBI그룹, 상상인저축도 인수
라온·상상인, 기업금융 중심 포트폴리오… KBI그룹과 시너지 기대

상상인저축은행이 지난한 M&A(인수·합병) 논의 끝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앞서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KBI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KBI그룹은 3개월 새 2개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25년 만에 진출한 금융업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지부진했던 저축은행 업계의 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I그룹 산하 KBI국인산업은 조만간 상상인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인수 규모는 90%, 가격은 약 1100억원으로 전해졌다. SPA 체결 이후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이 완료되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수년간의 M&A 노력 끝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019년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잠정적인 M&A 매물로 언급됐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 상상인그룹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90% 이상을 매각하라고 명령하면서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나왔다.

우리금융그룹이 2023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실사를 진행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OK금융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상상인저축은행과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매각이 불발됐다. 당시 OK금융이 제시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는 1082억원으로 전해졌다.

KB국인산업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중견기업이다. KBI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 KBI그룹은 섬유 제조업으로 시작해 현재 △자동차 부품 △건설·부동산 △환경·에너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3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BI국인산업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을 지난 7월 인수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안정적인 재무 구조 등을 평가받아 라온저축은행 주식 취득을 승인받았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까지 허가받으면 3개월 만에 2개 저축은행을 소유하게 된다.

라온저축은행은 지난 2분기 기준 총자산이 1219억원으로 소규모 저축은행이다. 대구·경북·강원이 영업구역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총자산 2조2160억원, 업계 12위의 중형 저축은행이다. 영업구역은 인천과 경기다. 현재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저축은행 합병은 허용되지 않기에 양사는 따로 영업할 것으로 보인다.

KBI그룹은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5년 만에 금융업에 다시 진출했다. 상상인저축은행까지 품에 안으면 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 수도권과 지방, 양대 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저축은행 영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기업금융 중심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기업금융 비율이 전체 대출의 73.4%다. KBI그룹 계열사 상당수가 제조업 기업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그룹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먼저 인수된 라온저축은행도 기업대출 중심(75.7%)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KBI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해서 잘 운영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I그룹 관계자는 "현재 계약 체결을 검토하는 중이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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